
[한국시니어신문] 예전에는 글을 읽을 줄 모르는 사람을 소위 ‘까막눈’이라 불렀다. 어떤 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의 눈 또는 그런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21세기는 디지털시대이자 백세시대다. 모바일 사용법을 모르고 디지털 문명을 알지 못하면 21세기 ‘문맹’이고 ‘까막눈’이다.
“햄버거 하나 먹기도 힘드네요.”
지난주 서울 종로에 있는 패스트푸드 매장을 방문한 박 모씨(67)는 햄버거를 주문하기 위해 키오스크 앞에서 10분 넘게 쩔쩔매다 결국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인건비 절감 등을 이유로 패스트푸드점을 비롯한 음식점, 카페, AS센터 등에서 키오스크 주문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박씨처럼 애로를 겪는 고령자들이 늘고 있다.
◇ 은행이 사라지고 있다
지난해 5대 은행 지점 250곳이 폐쇄됐다. 올해 하반기에도 50곳 넘게 문을 닫을 예정이다. 모바일이나 인터넷 뱅킹을 사용해야 한다는 얘기다.
20~30대의 모바일 뱅킹 서비스 이용률은 70~80%를 훌쩍 넘지만 60대 이상으로 넘어갈수록 이용률은 현저히 떨어진다. 조작법을 익히기도 쉽지 않지만, 은행 앱은 메뉴가 많고 글씨는 너무 작아 고령자들이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서비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비대면 수업, 온라인 모임, 영상통화 등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도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디지털 기기의 확대를 가속화했다.

경찰청은 2020년 모바일 운전면허증 발급 서비스를 시행했다. 더 이상신원을 증명하기 위해 번거롭게 지갑 한쪽에 플라스틱 카드로 된 운전면허증을 챙겨다니지 않아도 된다. 면허증 분실, 도난, 도용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모바일 신분증이 등장한 것. 스마트한 시대다.
우리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겪어오면서 식당이나 카페를 출입할 때 큐알코드(QR)로 신원과 백신 접종자임을 증명해야 했다. 모바일 사용이 익숙지 않은 고령자들에겐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은행업무, 쇼핑, 열차 예약, 친구들 간의 소통, 필요한 정보 검색까지 모바일로 해결하는 세상으로 변했다.
“노인은 변하지 않는다. 노인을 변화시키려 하지 말라”고 말한다. 그러나 어찌하랴. 이제 시대가 변한 것을. 21세기 디지털 문맹이 되지 않으려면 소유가 아닌 체험에 가치를 둬야 한다.
디지털 시대로 변한 것을 외면하고 부정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속으로 들어가 스마트한 인생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한국시니어신문 김신우 기자] kkm@ksenio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