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니어신문] 82세 한모씨는 종로의 두 평 남짓 방에서 혼자 산다. 그에게는 가족이 없다. 형제들은 오래전에 소식이 끊겼고 사실혼 관계였던 여인과도 두 해 전 사별했다. 국민기초생활수급자인 한씨는 집 근처 무료 급식소에서 식사 후 노인들과 장기를 두거나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방문하는 '생활지원사'와 만나는 게 사회생활의 전부다.

가족은 물론 친척도 없는 한씨를 찾는 생활지원사는 정부의 ‘노인 맞춤 돌봄 서비스 사업’을 진행하는 지자체의 일선 실무자다. 생활지원사는 한씨는 물론 그가 사는 지역의 노인들을 방문해 건강 상태와 안전 여부를 확인하고 때로는 청소나 병원 방문 등을 연결해 주기도 한다.
◇ 노인 맞춤 돌봄 서비스 사업은
힌씨의 사례에서 보듯 노인 맞춤 돌봄 서비스 사업은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운 노인에게 적절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리나라의 노인 복지 정책 중 하나다. ‘노후 생활의 보장과 노인의 신체 기능을 건강하게 유지하고 악화를 예방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보건복지부가 매년 사업 지침을 마련하고 실무 사업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수행기관을 통해 진행한다.
물론 모든 노인이 이 사업의 혜택을 받는 것은 아니고 만 65세 이상의 취약계층 노인이 대상이 된다. 기본적으로 국민기초생활수급자여야 하지만 차상위계층이나 유사 중복사업의 혜택을 받지 않는 기초연금수급자도 대상이 될 수 있다.
유사 중복사업에는 ‘노인장기요양보험 등급자’, ‘국가보훈처 보훈재가복지서비스 이용자’, ‘장애인 활동지원 사업 이용자’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외에도 독거노인이나 고독사 위험군 등 돌봄이 필요한 노인들도 지자체장이 인정하면 이 사업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소정의 자격 심사 절차에 따라 ‘중점 돌봄 군’으로 선정되면 월 16시간 이상 40시간 미만의 직접 서비스를 제공한다. ‘일반 돌봄 군’이 되면 월 16시간 미만의 직접 서비스받을 수 있다.
직접 서비스에는 안전지원, 사회참여, 생활교육, 일상생활지원이 있다.
◇ 안전지원 서비스
노인에게 ‘밤새 안녕’이라는 말은 단순한 인사가 아니다. 안전과 생존을 확인하는 절차이기도 하다. 노인 맞춤 돌봄 서비스 사업의 ‘안전 지원’ 서비스는 노인의 안전을 먼저 확인하는 취지의 서비스다.
그래서 대상자의 안전 여부를 점검하기 위하여 생활환경이나 가구 구조와 같은 집안 여건뿐만 아니라 노인의 기본적인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안녕 여부 등을 살피고 지원하는 서비스다. 이러한 ‘안전지원’ 서비스에는 방문 안전지원, 전화 안전지원, 정보통신기술(ICT) 안전지원이 있다.
방문 안전 지원은 대상자를 직접 방문해 안전 여부 등을 확인하는 프로그램이다. 방문 시 무더위나 한파 대책, 혹은 금융사기 예방과 같은 위한 사회 재난 안전 정보를 설명해 주기도 한다. 때로는 말벗이 돼 정서 안정을 돕기도 한다.
전화 안전 지원은 대상자에게 전화를 걸어 안전 여부를 확인하는 프로그램이다. 각종 안전 정보도 제공하고 통화를 통해 말벗이 되어주기도 한다. 휴대폰이나 PC 등을 통해 수시로 안전 여부를 확인하는 ICT 안전 지원도 있다.
한씨는 주로 방문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생활지원사가 방문하면 제일 먼저 몸에 불편한 데가 없는지 집에 별일은 없었는지 묻는다고 한다. 작년에는 이웃의 어느 노인이 집에서 쓰러진 것을 생활지원사가 발견해 응급실로 옮기기도 했다고.
◇ 사회참여 서비스
사회참여 서비스는 대상 노인이 사회적 관계망을 형성하고 확장해 사회적 교류와 활동을 유지하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다. 여기에는 사회관계 향상 프로그램과 자조 모임이 있다. 이 프로그램들은 노인 맞춤 돌봄 서비스 사업의 지역 수행기관에서 전문적으로 제공한다. 한씨가 거주하는 종로구는 ‘종로노인종합복지관’에서 담당한다.
‘사회참여’ 지원 서비스는 사업 대상 노인들에게 자원봉사를 권장하고 일자리나 사회활동을 지원하기도 한다. ‘종로노인종합복지관’의 경우 독거노인에게 도시락을 배달하거나 말벗이 되게 하는 ‘노노케어’ 프로그램이나 공공 봉사 활동에 참여하게 해서 소정의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 다른 지자체의 수행기관들도 비슷한 지원사업을 진행한다.

◇ 생활교육과 일상생활 지원
노인 맞춤 돌봄 서비스 사업에서는 신체 건강과 정신건강을 위한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신체 건강 분야에서는 영양교육, 보건교육, 건강교육을 진행하고 정신건강 분야에서는 우울 예방 프로그램과 인지 활동 프로그램 등을 진행한다.
종로노인종합복지관에서는 취약계층 노인이 많은 지역 특성상 정신건강 관련 프로그램에 특히 신경을 쓴다. 이를 위해 치매조기검진과 노인우울검사를 지원하고, ‘우울증 예방 및 기억력향상프로그램 건강아카데미’를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도 ‘이동 활동지원’과 ‘가사 지원’과 같은 일상생활 지원 프로그램이 있다. 이동 활동지원은 거동이 불편한 사업대상자의 장보기나 병원 방문, 혹은 관공서 방문에 동행한다. 가사 지원에는 식사 관리와 청소관리를 지원한다.
물론 이런 모든 지원 서비스는 노인 맞춤 돌봄 서비스 사업대상자에 선정되어야 하고 그 자격에 맞춰 정해진 시간 안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 노인 돌봄 사업의 진화?
노인 돌봄 사업은 이제 15년 된 사업이다. 지난 2007년 ‘노인돌봄기본서비스’와 ‘노인돌봄종합서비스’ 그리고 ‘단기가사서비스’로 시작했다. 2013년부터는 지역사회 관련 기관과 연계해 사업이 추진됐다. 독거노인이 사회문제로 떠오르자 2014년에 ‘독거노인 사회관계 활성화’, 2019년에는 ‘초기 독거노인 자립 지원사업’이 추진되기도 했다.
이렇듯 기존의 노인 돌봄 사업은 여러 개가 동시에 펼쳐졌지만 중복으로는 혜택받지 못하는 단점이 있었다. 노인 돌봄을 다각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었다. 이에 기존 사업들을 종합해 지난 2020년부터 ‘노인맞춤돌봄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다만, 국가 재정으로 진행하는 사업인 만큼 서비스 신청 절차와 대상자 선정 절차가 까다롭다. 많은 예외 규정에 발길을 돌리는 노인도 많은 현실이다. 다음 기사에서는 노인맞춤돌봄서비스 신청 절차와 선정 절차를 다뤄보려고 한다.
[한국시니어신문 강대호 시니어 전문기자] dh9219@ksenio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