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시니어는] 노인학대, 사회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현상

2022.10.31 10:42

신체적 학대와 정서적 학대는 물론 경제적 학대, 방임, 유기 등도 노인학대

[한국시니어신문] 지난 10월 초 경기도 성남의 어느 텃밭에 경찰이 출동했다. 텃밭 주인들이 시비가 붙은 것이다. 60대 남성과 70대 여성인 그들은 텃밭 경계를 놓고 올해 초부터 다퉈왔는데 그날은 막말과 욕설은 물론 폭행까지 있었다. 경찰은 이들을 쌍방 폭행으로 입건했다. 

 

그런데 여성이 남성을 ‘노인전문보호기관’에 노인학대로 신고했다. 상대방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성희롱을 받아 왔다는 주장이다. 현재 경기도 성남시 분당에 있는 ‘경기동부노인전문보호기관’에서 내용을 파악하고 있고 향후 적절한 처분을 내릴 것이라고 한다. 노인학대는 사회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현상이 되었다.

 

 

◇ 노인학대는?

 

노인학대의 정의는 「노인복지법」에 명확하게 나와 있다. 이 법의 ‘제1조의2 제4호’에서 “노인에 대하여 신체적 · 정신적 · 정서적 · 성적 폭력 및 경제적 착취 또는 가혹행위를 하거나 유기 또는 방임을 하는 것”으로 노인학대를 규정해 두고 있다.

 

또한, ‘제1조의2 제5호’에서는 형법의 여러 조항을 예로 들며 거기에 해당하는 죄를 ‘노인학대 관련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이런 법률 규정과 사회적 통념에 따른 노인학대 유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신체적 학대’다. 물리적인 힘 또는 도구를 이용해 노인에게 가하는 폭력 등의 행위를 말한다. 그 결과로 신체 손상이나 정신적 피해가 발생해 고통을 주고 때로는 장애를 유발하기도 한다.

 

‘정서적 학대’도 노인학대에서 비중이 높다. 신체적 학대처럼 물리적 행위를 동반하지는 않지만, 비난이나 모욕, 혹은 위협을 주는 언어를 통해서 노인에게 정서적으로 고통을 유발하는 행위를 말한다. 때로는 손가락질이나 공포 분위기 조성 같은 비언어적 행위도 정서적 학대에 속한다. 

 

‘성적 학대’는 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강제적으로 행하는 모든 성적 행위를 포함한다. 성희롱, 성추행, 강간 등 성폭력은 물론 병원이나 보호시설 등에서 기저귀 교체할 때 가림막을 사용하지 않는 등의 성적 수치심 유발행위도 여기에 포함된다. 

 

‘경제적 학대’도 많이 발생하는데 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노인의 재산이나 권리를 빼앗는 행위를 말한다. 여기에 경제적 착취는 물론 노인 재산에 관한 법률 권리를 가로챈다거나 경제적 권리와 관련된 의사결정에서 노인의 권리를 통제하는 행위를 포함한다. 간병인이 노인의 예금을 빼내거나 자녀가 치매 부모의 재산을 마음대로 처분하는 것도 여기에 해당한다. 

 

‘방임’도 노인학대다. 부양의무자나 보호자가 그들의 의무나 책임을 다하지 않는 경우다. 노인의 의식주 및 의료를 적절하게 제공하지 않는 행위가 여기에 속한다. 

 

스스로 자기를 방임하는 ‘자기 방임’도 있다. 노인 스스로가 자기에 대한 의식주 제공 및 의료 처치 등의 최소한의 자기 보호 행위를 의도적으로 포기하는 경우를 말한다. 때로는 신체나 정신에 문제가 있어 의도치 않았지만 스스로 관리하지 않아 심신이 위험한 상황이나 사망에 이르게 하는 행위도 자기 방임에 속한다. 

 

마지막으로 ‘유기’도 노인학대다. 보호자 또는 부양의무자가 노인을 버리는 행위를 말한다. 옛날 이야기에서 본 '고려장'이 지금도 벌어지고 있었다. 중앙노인전문보호기관 통계에 따르면 2021년에 50건 가까운 '유기' 사례가 신고되었다.

 

◇ 노인학대는 누가 저지를까?

 

아동학대의 가해자는 누구일까? 부모가 80% 정도를 차지한다고 한다. 그럼 노인학대를 가장 많이 저지르는 가해자는 누구일까? 2021년 중앙노인전문보호기관에 접수된 사례 중 노인학대로 인정된 사례로만 보면 가족이 약 64%를 차지했다. 그중에서도 배우자의 순위가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아들과 딸 순이었다. 

 

그런데 2012년 통계에서는 아들이 가장 높았고 그다음으로 배우자와 딸 순이었다. 2020년까지 그 순서는 변하지 않았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발생한 부부 갈등이 학대로까지 이어진 것은 아닐까.

 

그런데 눈에 띄는 가해자 군의 증가가 눈에 띈다. 바로 노인 관련 기관 관계자다. 여기에는 병원이나 요양원, 그리고 양로원 등이 포함된다. 2012년에 기관 관계자가 6.9%를 차지했었는데 이후 증가세를 꾸준히 보이다가 2021년에는 25.8%를 차지했다. 순위로 보면 배우자와 아들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이 때문일까, 코로나19로 인해 보호자와 입소자 간의 대면 면회가 금지되자 혹시 입소자에 대한 기관의 관리가 소홀하지 않을까 하는 문제 제기가 많았었다. 최근에도 언론에 주목받은 사건이 있었다.

 

지난 9월 제주도의 한 공립요양원이 입소 노인을 방치해 상처 부위가 괴사했다는 가족 측 주장이 있었다. 하지만 이를 조사에 나선 ‘서귀포노인전문보호기관’은 학대가 아닌 '일반 사례'로 결론지었다.

 

여기서 일반 사례는 노인전문보호기관이 신고를 접수했을 때는 노인학대가 의심되었으나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현장 조사 등을 통해 노인학대나 학대 위험요인이 드러나지 않는 사례를 의미한다. 즉, 위의 제주도 사례에서는 외부에 알려진 것과는 달리 가족에게 입소자 상태를 계속 알리고 치료하는 등 요양원의 조치에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다.

 

아무튼 기관에서의 노인학대 사례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요양보험 이용자가 증가함에 따라 요양기관 입소자도 늘어서 학대 사례도 함께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한다.

 

한편, 중앙노인전문보호기관의 통계를 보면 노인학대 유형 중 ‘방임’은 노인 관련 ‘기관’에서 제일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다음 순위가 배우자와 자녀에 의한 방임이었다.

 

◇ 노인학대를 관리하는 노인전문보호기관

 

‘중앙노인전문보호기관’은 「노인복지법」에 설립 근거가 명시된 기관으로 노인학대 예방 및 노인 인권 보호를 위하여 보건복지부 장관이 위탁하는 사항을 업무로 한다. 구체적으로는 노인 인권 보호 관련 정책제언, 관련 연구 및 프로그램 개발, 관련 기관 협력체계의 구축 및 활성화 등을 수행한다.

 

중앙노인전문보호기관이 한국의 노인 인권과 관련한 사업을 총괄한다면 지역노인보호전문기관에서는 노인학대와 노인 인권 관련한 실무를 맡는다. 위에서 언급한 ‘경기동부노인보호전문기관’과 ‘서귀포노인보호전문기관’이 여기에 속한다. 지역 기관은 노인학대 신고를 접수하고, 신고 사례를 조사하고, 조사 결과에 따라 피해자와 가해자에게 적절한 대응을 하거나 개입한다.

 

중앙노인전문보호기관의 역할 중에는 노인학대 관련 통계 집계도 있다. 매년의 노인학대 신고 사례와 그 처분을 집계해 그다음 해 초에 결과를 발표한다. 다음 기사에서는 2021년에 중앙노인전문보호기관에 접수된 노인학대 사례 통계를 분석하고 시사점을 도출해보고자 한다.

 

[한국시니어신문 강대호 시니어 전문기자] dh9219@kseniornews.com

강대호 기자 dh9219@ksenio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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