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니어신문] 실버타운을 알아볼 때는 먼저 비용을 따져보게 된다. 입주 보증금은 물론 매달 생활비를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임대형이 아닌 분양형 실버타운이라면 아파트 구매에 맞먹는 목돈이 필요해 어떻게 조달해야 할지 살펴야 한다. 매달 들어가는 생활비 외 추가 비용도 따져봐야 할 항목이다.

◇ 보증금 등 초기 비용
실버타운 입주할 때 초기 비용으로 목돈이 들어간다. 임대형 실버타운이라면 입주 보증금이, 분양형 실버타운이라면 구매 비용이 들어간다. 그래서 안전장치가 필요하다. 임대형이라면 보증금 보호가 되는지, 분양형이라면 등기가 가능한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분양형 실버타운은 시중 부동산의 임대나 전세를 생각하면 된다. 전입신고를 하고 확정일자를 받으면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보호받을 수 있다. 만약 구분등기가 되어있다면 ‘전세권 설정등기’를 할 수 있고, 구분등기가 되어있지 않으면 보증금에 대한 보증보험에 가입하면 된다.
「노인복지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노인복지주택’은 임대인이 보증금 전체 금액의 최소 50%까지 보증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하지만 이 시행규칙에는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아도 되는 예외 규정도 여럿 있다. 그래서 이를 이용해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는 실버타운이 있어서 주의가 필요하다. 2020년의 ‘더 클래식 500’ 사례가 대표적이다.
‘더 클래식 500’은 건국대 산하의 수익 단체가 세운 실버타운이다. 그런데 입주민의 임대보증금을 사모펀드인 옵티머스에 투자해 원금 회수가 어려운 상황에 부닥쳤었다. 만약 입주자들이 동시에 보증금을 요구한다면 반환할 금액이 법인 통장에 없는 것이다.
여러 논란 끝에 NH농협증권이 과실을 인정하고 전액 보상을 해줬다. 만약 이 금액이 손실처리 됐더라면 입주자들의 노후 자산이 한순간에 사라질뻔했다.
임대 과정에서 ‘더 클래식 500’ 측은 보증보험 대신 근저당권을 설정했고, 이 장치로 보증금을 충분히 보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근저당권은 「노인복지법 시행규칙」에 보증보험 가입의 예외 규정으로 명시된 선택지 중 하나다.
하지만 근저당권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실제 보증금을 돌려받기까지 절차도 복잡하고 많은 기간이 걸린다. 건물이 매각되거나 경매를 통해 처분돼야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그것도 우선순위일 때 그렇고, 만약 뒷순위로 넘어간다면 보증금을 받을 때까지 점유하고 있어야 할지도 모른다.
◇ 식비 등 생활비
거의 모든 실버타운은 매달 생활비를 내야 한다. 생활비의 가장 큰 비중은 식비다. 일종의 관리비용도 생활비에 포함된다. 여기에는 공동시설 유지와 관리를 위한 비용, 거기에 들어가는 인건비, 그리고 청소 등 일상생활 서비스 비용이 포함된다.
식비를 이해하려면 ‘의무식’을 먼저 따져봐야 한다. 실버타운 대부분은 의무식 제도가 있다. 식사 여부와 상관없이 매월 계약된 최소한의 식비를 내야 하는데 실버타운에 따라 20식에서 90식까지 정해져 있다. 이렇게까지 하는 데는 공동 식당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는 목적이 있지만 입주자의 규칙적 식사를 챙기려는 의도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의무식을 적게 산정한다고 해서 식비가 적게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공동 식사 외 끼니는 입주자가 따로 음식을 준비하거나 사 먹어야 한다. 그만큼 식자재 준비와 요리 비용이, 또는 외식 비용이 들어가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인터넷 블로그 등에는 식사를 손수 준비하거나 외식하는 것이 오히려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경험이 나와 있기도 하다.
추가 지출 비용도 발생할 수 있다. 공용 부분이 아닌 전용 부분에 대한 공과금과 개인이 사용하는 비용은 따로 청구된다. 여기에는 상하수도 요금, 전기 요금, 급탕비, 그리고 전화요금, 인터넷 요금, 케이블TV 시청료 등이 있다.
실버타운에 따라 난방비를 따로 청구하는 곳도 있고, 피트니스센터나 사우나 등의 공동시설은 이용할 때 요금을 내는 곳이 있다.
생활비는 보통 매달 내야 하지만 때로는 2년분을 한꺼번에 요구하는 실버타운도 있다. 인터넷에 무보증금이나 저렴한 보증금을 내세우는 곳이 대개 그렇다. 이 경우 선납 부분에 대한 보호 장치가 모호한 경우가 많으니 주의해서 살펴야 한다.
◇ 어떻게 꼼꼼히 살펴볼까
이렇듯 비용은 선납 비용에 대한 안전장치를 따져보는 것이 제일 중요하고, 생활비는 물론 매달 들어가는 추가 비용까지 정확히 산정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비용의 규모는 실버타운의 입지와 시설, 그리고 제공하는 프로그램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그런 면에서 좋고 나쁨을 단순하게 비교하기는 어렵다. 산술적인 임대 비용과 생활비로만 비교해 여생을 보낼 실버타운을 정할 게 아니라는 것이다.
제일 좋은 선택법은 직접 방문해 상담하는 것이고, 할 수 있다면 직접 머무르며 그 시설을 경험해 보는 것이 좋다. 실버타운은 공동시설이기에 분위기와 동료 입주민을 미리 살펴보는 게 필요하다. 인터넷에 검색해 보면 하루나 이틀 혹은 한 달여 입주 체험을 할 수 있는 실버타운이 여럿 나와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실버타운이 생애 거의 마지막 순간에 머물 주거 공간이기에 안정된 곳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때론 실버타운이 부동산 상품으로 취급되어서 위험을 감수해야 할 때도 있다. 그래서 안전장치 여부가 중요하다. 어쩌면 보증보험 대신 근저당권 설정을 권하는 실버타운은 의심해봐야 할지도 모른다.
경기도의 한 노인복지 업무 관계자는 “근저당권 설정은 보증보험 비용을 아끼려는 이유가 가장 크다”며 법의 예외 규정 뒤에 숨은 실버타운을 지적했다. 또한 “실버타운 입주 보증금은 입주자인 노인들의 거의 전 재산인 경우가 많다”며 꼼꼼히 살펴보기를 당부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2012년 「노인복지법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노인복지주택 임대에 대한 보증보험 가입 예외 조항을 삭제하고 보증 한도도 상향하고자 했다. 하지만 다양한 이해 당사자들의 반대에 부닥쳤고, 국회의 문턱을 넘지는 못했다.
법 개정은 실패했어도 실버타운 입주 보증금에 대한 정부의 관리와 감독을 더욱 강화해 실버타운을 신뢰하며 이용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한국시니어신문 강대호 시니어 전문기자] dh9219@ksenio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