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니어신문] 양로원과 요양원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두 시설 모두 노인이 입소하고 자격 기준에 맞으면 비용 또한 개인이 부담하지 않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두 시설의 성격과 재원 조달 방법에 차이가 있다.
양로원은 「노인복지법」 제32조에 따른 ‘노인주거복지시설’이고, 요양원은 같은 법 제34조에 의거한 ‘노인의료복지시설’이다. 즉 주거시설과 의료시설이라는 차이점이 있다. 재원 또한 노인복지법에 의한 ‘무료 양로시설’은 정부의 노인복지예산에서 비용을 대고, 요양원은 국민건강보험의 노인장기요양보험에서 재원을 댄다.

◇ 노인장기요양보험은?
노인장기요양보험은 사회보험제도이다. 따라서 건강보험 가입자는 모두 가입하도록 「노인장기요양법」에 명시되어 있다. 이 제도는 고령이나 노인성 질병 등으로 일상생활을 혼자서 수행하기 어려운 노인 등에게 신체 활동 또는 가사 활동 지원 등의 장기요양급여를 제공하는 데 목적이 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은 얼핏 건강보험제도나 노인복지서비스와 비슷한 듯하지만, 각각의 서비스를 살펴보면 차이가 있다.
국민건강보험은 전 연령 가입자의 건강에 관한 급여를 목적으로 한다. 그래서 가입자에게 질환의 진단, 입원 및 외래 치료, 재활 등을 제공하는 병원과 의원 그리고 약국의 서비스를 급여 대상으로 한다.
반면, 노인장기요양보험은 고령이나 노인성 질병 등으로 혼자서는 일상생활이 어려운 대상자에게 요양시설 등을 제공하고, 신체 활동이나 가사 활동 서비스도 제공하는 제도이다.
기존 노인복지서비스에서도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등 저소득층에게 노인 요양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제공하는 저소득층에 대한 복지 정책의 일환이었다. 그런데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는 소득과 관계없이 법에 따른 요양등급을 받은 노인에게 서비스되는 보편적인 체계로 운영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는 기본적으로 65세 이상의 노인을 대상으로 한다. 하지만 ‘장기 요양’에 방점이 찍힌 제도라 65세 미만이라도 노인성 질환, 즉 치매나 뇌혈관성 질환을 가져 일상생활 수행이 어렵다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절차에 따라 요양등급을 받아야 한다.
◇ 장기요양등급과 제공 서비스
노인장기요양보험(이하 ‘요양보험’)은 각 지역의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사에서 신청한다. 법에 명시된서류를 제출해야 하고, 심사를 거친 후 기준에 맞는다면 요양등급을 받을 수 있다. 요양등급은 ‘장기요양 인정 점수’에 따라 1등급에서 5등급까지 나뉘고, 이 점수에 미달하더라도 치매 환자로 진단되면 ‘인지지원등급’을 받을 수 있다.
위 절차에 따라 1등급부터 5등급, 그리고 인지지원등급으로 분류되면 요양보험 급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다만 급여액과 개인 부담금은 등급에 따라 차이가 있다. 혜택의 종류는 ‘시설급여’, ‘재가급여’, ‘특별현금급여’, 그리고 ‘복지용구’ 지원 등 네 가지다.
‘시설급여’는 치매나 노인성 질환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운 노인들이 ‘노인요양시설’이나 ‘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에 입소할 수 있는 요양급여이다. 요양보험 등급에서 1등급과 2등급을 받는다면 시설급여를 받을 수 있다. 물론 3, 4등급이더라도 법에 명시한 사유에 해당하면 시설급여를 받을 수 있다.
‘재가급여’는 시설에 입소하지 않고 집에 머무는 노인에게 방문 요양, 방문 목욕, 방문간호, 주야간 보호 등을 제공하는 급여이다.
‘특별현금급여’에는 ‘가족요양비’가 있다. 여러 사정으로 요양기관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가족의 간호를 받는 환자에게 방문 요양에 상당하는 요양급여를 지급하는 제도이다.
여기에는 장기요양기관이 부족한 도서나 벽지에 거주하거나, 천재지변 등으로 장기요양기관 이용이 어렵다고 인정되면 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신체, 정신, 성격 등의 사유로 가족 등의 간호를 받아야 하는 환자에게도 지급한다.
‘복지용구 급여’는 신체 기능이 떨어져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는 노인장기요양보험 대상자에게 필요한 용구 등을 지원해준다. 이 급여로 보행기나 지팡이, 이동형 변기나 식사 보조도구 등을 구매할 수 있고, 전동 휠체어나 목욕 리프트 등 고가 제품은 대여할 수도 있다.
◇ 가족의 숨통을 터주는 노인장기요양보험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혼자 살던 어머니가 치매에 걸리셨어요. 노인장기요양보험 5등급을 받으셨는데 함께 살자고 해도 싫다고 하셔서 혼자 사세요. 걱정이 많았죠.”
경기도 성남에 사는 A씨(남, 57세)의 어머니(85세)는 치매로 진단받은 지 3년이 지났다. 다행히 증상이 심해지지 않았고 본인도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간혹 약 먹는 것을 놓치는 날이 있어 A씨는 걱정이 많았다.
“어머니는 아침마다 집 근처 주간보호센터에 가세요. 차량이 픽업하러 오고 약 복용 시간도 알려줘서 한시름 놓았죠. 센터에서 하루에 여섯 시간에서 여덟 시간 정도 머무세요.”
A씨의 어머니는 5등급을 받은 치매 환자라 주간보호센터 이용에 요양보험 급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A씨의 어머니는 아침 식사 후 센터에 가서 오후에 집으로 온다. 그동안 어머니가 전문적인 관찰과 간호를 받는다고 생각하니 A씨는 그나마 마음이 놓인다고.
“시어머니가 차츰 전에 안 하던 행동을 자꾸 하셔서 스트레스가 많아요. 그나마 낮에 주간보호센터에 가시면 숨통이 트이는 느낌이 들지요. 예전에 남편이 출근하고 아이가 등교한 후 느끼던 그런 홀가분함이랄까요.”
서울 용산에 사는 B씨(여, 53세)의 사례다. 그녀의 시어머니(83세)가 치매 증상이 보인 2년 전부터 집에서 함께 살게 되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에서는 인지등급을 받았고, 아직은 염려할 만한 증상은 없지만 B씨는 종일 시어머니를 지켜봐야 한다는 부담에 시달렸었다.
사회보험이라 건강보험 가입자라면 무조건 가입해야 하는 노인장기요양보험이 나름 기능하고 있었다. 가입자에게 요양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면, 그들을 부양해야 하는 가족들에게는 숨통을 터주는 효과를 주고 있는 것.
다만, 이 제도를 이용하는 데는 가족 등 주변 사람들의 관심과 수고가 필요하다. 다음 기사에서는 노인장기요양보험 수급 신청과 등급 판정 후 이용절차 등에 관해 알아볼 예정이다.
[한국시니어신문 강대호 시니어 전문기자] dh9219@ksenio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