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사 예방은 주변을 돌아보는 따뜻한 관심으로부터

2022.12.19 10:47

보건복지부 '2022년 고독사 실태조사'로 보는 고독사 현황

[한국시니어신문] 모든 죽음은 쓸쓸하다. 사랑하는 가족을 두고 떠나는 이에게도,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고 남겨진 가족들에게도. 그런데 만약, 홀로 죽어간다면 쓸쓸함은 배가 되지 않을까. 홀로 죽은 데다 주변에서 사망 사실까지 몰라 나중에야 발견된 시신은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쓸쓸한 모습일 것이다.

 

그렇게 혼자 살다 쓸쓸히 세상을 떠나 뒤늦게 발견된 이들이 지난해에만 3천378명에 달한다. 특히 50대와 60대 남성 사망자가 많았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13일 발표한 <2022년 고독사 실태조사>에 담긴 내용이다.

 

 

◇ 고독사 실태조사

 

<2022년 고독사 실태조사>는 보건복지부가 최근 5년간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고독사 현황과 특징을 정리한 자료다. 이 조사는 2021년 4월부터 시행 중인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것으로 보건복지부는 5년마다 실태조사를 해야 하고 그에 따른 ‘고독사 예방 기본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법에 명시된 ‘고독사’의 정의는, ‘가족, 친척 등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홀로 사는 사람이, 자살·병사 등으로 혼자 임종을 맞고, 시신이 일정한 시간이 흐른 뒤에 발견되는 죽음’을 의미한다.

 

경찰청이 제공한 최근 5년간 ‘형사사법정보’ 약 24만 건 중 고독사 요건에 부합하는 사망 사례는 2017년 2천412건, 2018년 3천48건, 2019년 2천949건, 2020년 3천279건, 그리고 지난해 3천378건으로 지난 5년간 고독사 의심 사례가 총 1만5천66건이었다. 

 

2019년에 감소한 것으로 보이지만 2018년에 많이 늘어난 것에 따른 기저효과 때문이고, 지난 5년간 추세를 보면 증가세에 있다. 고독사의 비중도 높은데 지난해의 경우 전체 사망자의 1.1%에 달해 전체 사망자 중 1명 이상이 고독사로 죽음을 맞이했다.

 

5년간 고독사 현황을 지역별로 보면 경기(3천185명), 서울(2천748명), 부산(1천408명) 순으로 고독사가 많이 발생했고, 연평균 증가율이 높은 지역은 제주(38.4%), 대전(23.0%), 강원(13.2%), 전남(12.7%) 등이었다.

 

성별로는 남성 사망자가 여성보다 4배 이상 많았다. 지난해의 경우 남성 고독사 사망자(2천817명)가 여성(529명)의 5.3배였다. 연평균 고독사 증가율도 남성(10.0%)이 여성(5.6%)보다 높았다.

 

◇ 사회적 고립과 죽음

 

‘고독사’라는 용어는 행정적 용어다. 관련 법은 물론 관련 정책에도 ‘고독사’라는 용어를 쓴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고립사’를 쓰기도 한다. 

 

비슷한 듯하지만, 고독과 고립은 전혀 다른 개념이다. 사회학에서 고독은 ‘주관적’ 개념으로, 고립은 ‘객관적’ 개념으로 본다. 타인과 교제를 피하면서 느끼는 ‘고독’과, 가족이나 지역 사회와 접촉이 없는 데서 오는 ‘고립’ 혹은 ‘사회적 고립’은 접근 방법부터 다르다.

 

‘고독사’가 사망 당시 느꼈을 개인의 감정이 강조된 죽음이라면 ‘고립사’는 사회 서비스 측면에서 사회안전망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사망에 이르는 죽음을 말한다. 다시 말해 고립사는 사회적 관여 부족과 사회적 책임이 드러난 죽음이다.

 

사람들 삶의 마지막을 고립으로 이끄는 배경은 무엇일까. 고독사 혹은 고립사 연구자들은 가장 큰 배경으로 인구구조와 가족 구성의 변화를 든다. 산업화로 핵가족이 늘면서 1인 가구가 늘고 혼자 사는 노인 가구도 함께 늘었다. 이런 영향이 고독사 현황에도 나타났다. 

 

이번 조사 결과를 보더라도 고독사 사망자 중 50∼60대 중장년층이 매년 50∼60%를 차지했다. 지난해의 경우 50대 남성(26.6%)과 60대 남성(25.5%)이 전체의 절반 이상이었다. 홀로 사는 노년층 남성들이 고독사 위험군으로 떠오른 것.

 

연구자들은 공동주택 위주의 거주 형태도 고독사 증가에 영향을 끼친다고 본다. 이러한 주거 방식은 핵가족에 익명성이 더하여 사회와의 연결을 약하게 만든다. 

 

이번 조사에서 고독사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장소로 주택을 꼽았는데 여기에 단독주택은 물론 다세대와 연립, 그리고 빌라가 포함된다. 지난 5년간 통계를 보면 주택에서 발생한 고독사가 50.3~65.0%로 매년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연구자들은 사회적 변화를 고독사 증가의 요인으로 본다. 어려울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가족은 물론 ‘사회적 지지망’까지 무너진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를 보면 고독사 최초 발견자가 형제나 자매인 경우도 있었지만 지난 5년간 약 75% 이상은 가족 아닌 타인, 즉 임대인, 이웃, 지인 등이었고 심지어는 택배기사나 경비 혹은 직장동료 등에 의해 발견된 때도 있었다.

 

◇ 고독사 그 후

 

고독사는 쓸쓸한 현장 두 곳을 남긴다. 홀로 쓸쓸히 죽어간 방, 그리고 아무도 슬퍼하지 않는 장례식장.

 

<죽은 자의 집 청소>의 저자 김완은 ‘특수청소 서비스회사’를 운영한다. 특수한 청소는 죽은 사람의 집을 정리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 책에는 혼자 살다 혼자 죽음을 맞이한 고독사의 현장이 다수 나온다. 책에서 묘사한, 고독사 현장에 남겨진 흔적은 참담하다.

 

저자 김완이 방문한 ‘죽은 자’의 집에는 언제나 ‘가난’이 있었다고 한다. “고급 빌라나 호화 주택에 고가의 세간을 남긴 채 뒤늦게 발견된 고독사는 본 적이 없다”고 그는 말한다.

 

이렇게 쓸쓸히 죽어간 이는 장례도 쓸쓸히 치르게 된다. 대부분 무연고인 경우가 많고 가족이 있다 하더라도 시신 인수를 거부해 무연고나 마찬가지인 경우가 많다고. 그렇게 되면 지자체가 나서 무연고 사망자의 장례를 치른다.

 

‘무연고 사망자’ 개념도 법률과 행정적으로 정의한다. 「장사 등에 관한 법률」에 무연고 사망자를 ‘연고자가 없거나 연고자를 알 수 없는 시신’이라 정의하고, 보건복지부 <장사업무안내>에서는 「장사법」에 나온 '무연고 사망자' 정의와 더불어 ‘연고자가 있지만 시신 인수를 거부하거나 기피하는 사망자’까지 포함한다.

 

이렇듯 시신을 인수할 가족이 없거나 장례 권한을 위임하면 지방자치단체가 나서 운구하고 화장해서 봉안하는, 즉 시신을 안치실에서 화장장으로 바로 옮기는 직장(直葬)으로 장례를 치른다. 장례라기보다는 어쩌면 ‘시신 수습’에 가까운 처리라고 할 수 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2022년 고독사 실태조사> 발표와 함께 고독사 공청회를 열었고, 여기서 나온 의견들을 토대로 2023년 1분기까지 ‘제1차 고독사 예방 기본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우리나라 행정 계통상 수립된 계획이 각 지자체에 하달되어도 지자체 상황에 맞게 적용되어 실행되려면 기간이 더 필요하다. 고독사는 대책을 기다리지 않을 것이고. 

 

연말 한파가 매섭다. 기저 질환을 가진 독거 노인들에게 혹독한 계절이 왔다. 이럴 때 주변을 둘러보면 어떨까. 정부와 지자체가 수립하는 고독사 예방 계획도 중요하지만 어쩌면 지역 사회의 주변부를 향한 따뜻한 관심이 고독사를 줄이는 중요한 예방책일 지도 모른다. 

 

[한국시니어신문 강대호 시니어 전문기자] dh9219@kseniornews.com

강대호 기자 dh9219@ksenio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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