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시니어신문] 종이접기(paper folding)는 종이를 접거나 결합하고 풀로 붙이거나 입체적으로 물체를 묘사하는 종이조형 중의 하나입니다. 종이접기의 기원은 중국 송나라 때로 거슬러 올라가고 이후 일본의 헤이안 시대에 종이접기 문화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고구려 소수림왕 때 처음 제지법이 들어왔고 이후 지금은 종이문화재단을 중심으로 K종이접기의 세계화를 확산하고 있습니다.
종이접기는 교육종이접기, 생활종이접기, 창작종이접기의 세 분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교육종이접기는 프뢰벨의 교육 이론에 입각해 종이접기를 이용하여 창의적이고 수학적인 능력을 발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생활종이접기는 꽃이나 장식, 생활용품 등을 만들어 실생활에 사용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창작종이접기는 종이접기 본연의 의미를 살려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방법으로 특정 형태를 만드는 것입니다.
필자의 종이접기 입문은 ROTC 15기 동기이며 평소 친하게 지내던 친구 정황섭 종이접기 박사의 권유로 시작했습니다. 매주 수요일 오후에 방배동에서 7명이 만나 정 박사의 지도하에 두 시간씩 열심히 종이접기를 합니다.
우선 종이접기 기본형인 삼각접기, 사각접기, 아이스크림접기, 문접기, 방석접기, 삼각주머니접기, 사각주머니접기 등을 익히고 나서 해바라기, 문양, 나팔, 복주머니, 매미 등을 접었습니다.
1년 동안 열심히 종이를 접고 나서 정 박사의 권유에 따라 종이접기 강사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처음에는 종이접기가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아 조금 힘들었지만 어느 정도 기본기와 패턴을 익히고 나니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김포에 사는 7살 손자와 매주 교회에서 만나면 가끔 종이접기 배틀을 합니다. 아이들도 유치원이나 학원에서 종이접기를 해서인지 척척 잘 해냅니다.
매주 종이접기를 하는 멤버들은 모두 60대 후반이거나 70대 초반입니다. 정 박사는 매주 두세 군데 학교와 학원 등에서 종이접기를 지도합니다. 필자와 함께 종이접기 강사 자격증을 취득한 김화수 님도 벌써 초등학교에 나가서 강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 종이접기의 성취감
종이접기는 순수한 아날로그 행위입니다. 종이를 접고 풀을 붙이는 모든 동작이 말 그대로 아날로그입니다. 지난 10년 동안 디지털과 모바일에 열중해서 강의와 코칭을 해온 필자에게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균형 감각을 유지하는데 더없이 좋은 도구입니다. 특히 어려운 종이접기에 성공했을 때 느끼는 성취감은 어디에도 비길 데가 없습니다.
열심히 접은 종이접기 결과물을 네이버 모두(modoo)를 이용해 모바일 종이접기 갤러리를 만들어 저장해 두었습니다. 언제든 누구에게나 스마트폰으로 종이접기 갤러리를 공유할 수 있습니다.
시니어의 종이접기는 여러 면에서 도움이 됩니다. 먼저 차분하게 정신을 가다듬고 집중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부지런히 머리와 손을 사용해서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됩니다. 손주들과 종이접기를 통해 소통할 수 있습니다. 강사 자격증을 취득해서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또는 노인대학에 가서 봉사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정 박사처럼 정기적으로 종이접기 강의를 하면서 강사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우연히 시작한 종이접기지만 이제 필자는 힘이 닿는 데까지 열심히 노력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싶습니다. 종이접기 개인 지도도 할 예정입니다. 종이접기를 위해 지능지수가 높아야 할 필요가 없습니다.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처음에는 집중해서 교육을 받아야 하지만 이제는 자투리 시간을 내 수시로 종이접기를 합니다. 종이접기가 이제는 일상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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