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은상 맥아더스쿨 교장
두려움이 아닌 이해로, 변화를 맞이하는 지혜
AI가 빠르게 우리 삶을 바꾸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비서, 은행 챗봇, 인공지능 스피커, 그리고 다양한 온라인 서비스까지, 기술은 일상 깊숙이 스며들어 우리 삶의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습니다. 많은 시니어들이 "내가 이걸 배울 수 있을까?" "이런 기술이 내 삶에 도움이 될까?" 하는 걱정을 하지만, 지혜는 두려움을 넘어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데서 시작됩니다.
1970년대 전자계산기가 등장했을 때, 1990년대 인터넷이 보급되었을 때도 많은 이들이 처음에는 당황하고 망설였습니다. 하지만 결국 우리는 그것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고, 삶의 필수 도구로 삼았습니다. AI도 마찬가지입니다. 변화를 거스를 수는 없지만, 그 변화를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은 우리의 선택입니다. 나이에 관계없이 뇌는 새로운 것을 배우고 성장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완벽하게 하려는 부담을 내려놓고, 첫걸음을 내딛는 용기입니다.
경험과 통찰이 빛나는 순간: 시니어만의 고유한 강점
지혜로운 시니어는 AI를 맹신하거나 무조건 거부하지 않습니다. 오랜 세월 쌓아온 삶의 경험과 통찰을 바탕으로 기술의 장단점을 분별하며, 필요한 부분은 유연하게 수용합니다. 아날로그 시대부터 디지털 혁명까지 몸소 겪어온 시니어 세대는 누구보다 변화에 대한 깊은 이해와 적응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AI 시대에도 큰 힘이 됩니다. 빠른 기술 변화에 휩쓸리지 않고 본질을 꿰뚫어 보는 눈, 다양한 사회 변화를 통과해 온 삶의 지혜는 AI를 단순한 기술 이상의 것으로 바라보게 합니다. 시니어들은 자신의 인생에서 배운 교훈을 바탕으로, 기술을 인간 중심으로 조율하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기계의 시대, 인간다움은 더욱 중요하다
AI는 데이터를 분석하고 빠르게 결론을 도출하는 데 뛰어나지만, 감정을 느끼거나 인간의 복잡한 삶의 의미를 이해하지는 못합니다. 기계는 계산하고 최적화를 추구하지만, 사람은 공감하고 관계를 맺으며, 서로의 존재를 통해 의미를 만듭니다.
시니어들은 바로 이 인간다움의 가치를 잘 알고 있습니다. 오랜 세월 가족과 사회를 이끌어온 경험은, 단순한 효율성보다 관계의 깊이와 신뢰를 중시하는 태도를 심어주었습니다. 기술을 단순한 도구로 여기고, 진정한 가치는 사람 사이의 신뢰와 연대 속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 것, 그것이야말로 AI 시대에 시니어가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본보기입니다.
시니어가 AI를 지혜롭게 활용하는 세 가지 방법
첫째, 작은 것부터 시작하라. 거창한 목표를 세우기보다, 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AI 기능부터 시도해 보세요. 음성으로 날씨를 묻거나, 간단한 검색을 해보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AI 스피커에게 음악을 틀어달라고 요청하거나, 스마트폰에서 챗봇에게 간단한 정보를 물어보는 경험은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작고 쉬운 성공 경험들이 쌓이면, 자연스럽게 AI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들고 자신감이 생깁니다. 기술은 한 번에 완벽히 익히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친숙해지는 과정임을 기억하세요.
둘째, 항상 비판적 사고를 유지하라. AI가 제공하는 답변이나 정보가 완벽하거나 절대적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언제나 스스로 한 번 더 점검하는 습관을 가지세요. 다양한 출처의 정보를 비교하고, 자신의 경험과 직관을 통해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온라인상에서는 가짜 뉴스나 오류 정보가 혼재할 수 있으니, 한 번 더 확인하고 생각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AI를 유용한 도구로 삼되, 최종 결정권은 스스로 갖는 것이야말로 지혜로운 활용법입니다.
셋째, 사람과의 관계를 잊지 말라. AI가 편리하다고 해서 인간관계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기술은 사람을 연결하는 수단일 뿐, 진정한 행복은 여전히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피어납니다. 화상통화를 통해 가족과 자주 소식을 나누거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관심사를 공유하면서도, 오프라인에서의 직접 만남과 따뜻한 대화를 더욱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기술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과 연결하되, 관계의 깊이를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세 가지를 실천하면, AI를 두려워하거나 피하는 대신, 삶을 풍요롭게 하는 든든한 동반자로 삼을 수 있습니다.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는 시니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나이는 한계가 아닙니다. 오히려 다양한 인생 경험과 깊은 통찰을 가진 시니어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AI 시대에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젊은 세대가 빠른 속도로 기술을 받아들이고 활용하는 데 강점이 있다면, 시니어 세대는 그것을 인간 중심으로 조율하고, 기술이 지향해야 할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AI 시대에도 결국 중요한 것은 사람입니다. 방향을 잡아주는 것은 데이터가 아니라 사람의 가치관과 지혜입니다. 그리고 그 사람 중 하나가 바로 당신이 될 수 있습니다.
"나는 너무 늙었다" 대신 "나는 충분히 경험이 있다"라고 말해보세요. 과거의 모든 경험은 새로운 시대를 살아가는 데 소중한 자산이 됩니다. 두려움 대신 호기심을, 거부감 대신 열린 마음을 가지세요. 나이가 많다고 주저할 필요가 없습니다. AI는 젊은이들만의 것이 아닙니다.
당신의 삶의 지혜와 인간적인 감성이 AI의 기술과 만나게 될 때, 그곳에 새로운 가능성의 문이 열릴 것입니다. AI는 당신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고, 세상과 더 깊이 연결해 줄 수 있는 삶의 동반자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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