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민 칼럼] 은퇴 후 공허함을 기회로 바꾸는 60세 이후 성공 공식

2025.12.09 09:48

한국시니어신문 발행인/편집인

 

나이 듦은 퇴장이 아니다. 정년을 앞둔 시니어에게 필요한 것은 마지막 준비가 아니라 두 번째 인생의 설계다. 

 

정년퇴임을 앞둔 많은 시니어에게 은퇴는 끝처럼 느껴진다. 수십 년간 반복해온 일의 리듬이 사라지는 순간, 익숙한 자리와 역할도 함께 사라지는 듯하다. 그러나 은퇴는 결코 퇴장이 아니다. 삶의 두 번째 막이 열리는 시간이고, 스스로의 이름으로 다시 살아갈 기회를 얻는 순간이다.

 

일이 사라진 뒤 찾아오는 마음의 공백

 

직장은 단순한 생계 수단이 아니라 정체성이었다. 은퇴 후의 공허함은 돈이 줄어서가 아니라 “나는 앞으로 누구로 살아갈 것인가”라는 질문이 갑자기 밀려오기 때문이다. 이 질문을 회피하는 사람은 흔들리고, 정면으로 마주한 사람은 다시 길을 찾아 나선다.

 

돈보다 중요한 것은 시간을 쓰는 태도다. 은퇴 준비에서 재무 설계만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남은 20년, 혹은 30년의 시간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다. 하루의 목적과 작은 목표를 잃지 않는 사람이 은퇴 후에도 살아 있다. 기대와 목표를 잃는 순간 여유는 곧 무기력으로 변한다.

 

배움은 시니어의 가장 강력한 자산

 

나이가 들면 새로운 것을 배우기 어렵다는 편견은 사실과 다르다. 배움의 속도는 느릴 수 있으나 이해의 깊이는 나이가 들수록 더 깊어진다. 경험이라는 벽돌이 이미 쌓여 있기 때문이다.

 

은퇴 후 다시 배우는 시니어가 강한 이유는 무엇이 중요한지 알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꾸준함이 무엇인지 이미 체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퇴는 끝이 아니라 도약의 순간임을 증명하는 이들이 있다.

 

1. KFC 창업자 커넬 샌더스 – 65세에 시작된 전설

 

65세, 은퇴 후 연금 105달러로 생활하던 그는 닭튀김 레시피 하나로 사업을 시작했다. 천 번이 넘는 거절을 당했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KFC는 결국 세계적인 프랜차이즈가 됐다. 그의 삶은 “나이가 들었기 때문에 늦은 것이 아니다”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2. 모네 – 70대에 걸작을 남긴 예술가

 

모네는 백내장으로 시력이 흐려지고 몸도 약해졌지만 정원에 연못을 만들고 수련 연작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 시기에 탄생한 작품들이 오늘날 가장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다. 예술혼은 나이가 아니라 태도에서 나오는 것임을 증명했다.

 

3. 하워드 슐츠의 멘토 고든 보우커 – 60대 이후 스타벅스의 성장 견인

 

스타벅스 공동창업자 보우커는 60대 이후에도 브랜드의 철학을 재정비하고 글로벌 확장의 초석을 다지며 시니어의 경험이 어떻게 기업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지 보여주었다.

 

4. 일본의 은퇴 시니어 창업 열풍

 

일본에서는 60세 이후 창업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비용 구조는 작지만 경험은 깊어 지역 사회 기반 비즈니스에서 강한 저력을 보이고 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노년의 도전이 일본의 신경제를 움직이고 있다.

 

이 사례들이 말하는 바는 단순하다. 나이는 시작의 조건이 될 수 없다. 시작하는 순간이 바로 적기다.

 

은퇴 후 성공을 결정짓는 것은 결국 세 가지다. 지속 가능한 활동의 기반인 건강과  마음의 지지대이자 새로운 기회인 관계 그리고  두 번째 성장의 엔진인 배움이다. 돈보다 중요한 것은 삶의 에너지를 어디에 다시 태울 것인가다.

 

정년은 누구에게나 주어지지만, 그 이후의 삶은 오직 개인의 선택이다. 직함도, 조직도, 명함도 사라져도 내가 가진 가치와 경험은 사라지지 않는다.

 

정년은 삶의 종착지가 아니라 전환점이다. 문을 두드리는 사람에게만 새로운 길이 열린다. 그리고 세상은 여전히 시니어의 경험을 필요로 한다.

 

이제 묻는다. 은퇴 후 무엇을 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나로 살아가고 싶은가”가 진짜 질문이다.

 

그 답을 찾는 순간, 은퇴는 두려움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가 된다.

 

[한국시니어신문 김규민 기자] news@ksenio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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