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니어신문] 82세 한모씨는 종로의 두 평 남짓 방에서 혼자 산다. 그에게는 가족이 없다. 형제들은 오래전에 소식이 끊겼고 사실혼 관계였던 여인과도 두 해 전 사별했다. 국민기초생활수급자인 한씨는 집 근처 무료 급식소에서 식사 후 노인들과 장기를 두거나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방문하는 '생활지원사'와 만나는 게 사회생활의 전부다. 가족은 물론 친척도 없는 한씨를 찾는 생활지원사는 정부의 ‘노인 맞춤 돌봄 서비스 사업’을 진행하는 지자체의 일선 실무자다. 생활지원사는 한씨는 물론 그가 사는 지역의 노인들을 방문해 건강 상태와 안전 여부를 확인하고 때로는 청소나 병원 방문 등을 연결해 주기도 한다. ◇ 노인 맞춤 돌봄 서비스 사업은 힌씨의 사례에서 보듯 노인 맞춤 돌봄 서비스 사업은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운 노인에게 적절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리나라의 노인 복지 정책 중 하나다. ‘노후 생활의 보장과 노인의 신체 기능을 건강하게 유지하고 악화를 예방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보건복지부가 매년 사업 지침을 마련하고 실무 사업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수행기관을 통해 진행한다. 물론 모든 노인이 이 사업의 혜택을 받는 것은 아니고 만 6
[한국시니어신문] 지난 2020년 말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60대 여성이 숨진 지 반년 만에 발견된 일명 ‘방배동 모자 사건’이 그것이다. 숨진 60대 여성은 생활고에 시달렸지만, 이혼 후 소식 끊긴 전남편이 부양의무자로 있다는 이유로 복지 혜택을 받지 못했다. 게다가 30대 발달장애인 아들은 어머니 시신을 수습하지 못하고 오래도록 방치해 세상에 충격을 주었다. 부양의무제의 사각지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 부양의무제, 가족에 의한 부양을 더 우선시하는 만약 한 가구의 소득이 국가가 정한 기준선에 미달하는 빈곤층이라면 ‘기초생활수급자’ 신청을 할 수 있다. 그 심사에 통과한 빈곤층은 등급에 따라 생계, 의료, 주거, 교육의 ‘기초생활 급여’를 받게 된다. 물론 심사 기준은 까다롭다. 생계가 곤란한 데다 재산과 소득이 기준에 맞아야 하고 근로 능력도 없어야 한다. 이 기준을 충족한다 해도 발목을 잡는 요인이 있다. 가족이다. 만약 신청자의 배우자나 자녀 등이 생존하고 있는데 그들의 수입이 국가가 정한 기준을 넘어선다면 수급 자격이 없다. 아무리 인연을 끊고 산다고 해도, 남보다 못한 관계가 되었다고 해도 소용
[한국시니어신문] 지난 2일은 '노인의날'이었다. 여러 언론이 노인의날 특집기사를 내보냈고 정치권은 노인 복지 관련 공약을 내놓았다. 특히 각종 이슈에 첨예하게 대립하던 정치권이 노인 기초연금 인상안에 대해서는 여야 가리지 않고 같은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기초연금은 우리나라 노인 복지를 대표하는 상징성이 있다. 정부는 기초연금 외에도 다양한 노인 관련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번 <대한민국에서 시니어는> 연재에서는 우리나라 정부가 시행하는 노인 지원사업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현황을 살펴본다. ◇ 노인 소득 지원 정부의 노인정책을 대표하는 것은 ‘노인 소득 지원’ 사업이다. 그중에서도 ‘기초연금’은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생활이 어려운 노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기초연금법>에 따르면 ‘기초연금’은 “노인이 후손의 양육과 국가 및 사회의 발전에 이바지하여 온 점을 고려하여 생활이 어려운 노인에게 생활안정을 지원하고 복지를 증진하기 위해” 지급한다. 이 문구를 보면 기초연금은 국가가 노인에게 자선을 베푸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공헌에 보답하는 의미가 크다. 하지만 생활이 어렵다고 해서 모든 노인에게 지급되는 것은 아니다
[한국시니어신문] 예전에는 글을 읽을 줄 모르는 사람을 소위 ‘까막눈’이라 불렀다. 어떤 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의 눈 또는 그런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21세기는 디지털시대이자 백세시대다. 모바일 사용법을 모르고 디지털 문명을 알지 못하면 21세기 ‘문맹’이고 ‘까막눈’이다. “햄버거 하나 먹기도 힘드네요.” 지난주 서울 종로에 있는 패스트푸드 매장을 방문한 박 모씨(67)는 햄버거를 주문하기 위해 키오스크 앞에서 10분 넘게 쩔쩔매다 결국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인건비 절감 등을 이유로 패스트푸드점을 비롯한 음식점, 카페, AS센터 등에서 키오스크 주문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박씨처럼 애로를 겪는 고령자들이 늘고 있다. ◇ 은행이 사라지고 있다 지난해 5대 은행 지점 250곳이 폐쇄됐다. 올해 하반기에도 50곳 넘게 문을 닫을 예정이다. 모바일이나 인터넷 뱅킹을 사용해야 한다는 얘기다. 20~30대의 모바일 뱅킹 서비스 이용률은 70~80%를 훌쩍 넘지만 60대 이상으로 넘어갈수록 이용률은 현저히 떨어진다. 조작법을 익히기도 쉽지 않지만, 은행 앱은 메뉴가 많고 글씨는 너무 작아 고령자들이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서비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한국시니어신문] 한국에서 65세가 넘은 사람들은 법적으로 노인이다. 법으로 노인 기준 연령을 못 박은 것은 복지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돌봄지원’, ‘일자리지원’, ‘소득지원’ 등 우리나라의 주요 노인복지 정책은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다. 이번 [우리나라에서 시니어는] 연재에서는 한국의 노인 관련 법률에서 노인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알아본다. 그리고 노인 관련 정책은 정부 어느 부처의 어느 부서에서 어떻게 펼치고 있는지 알아본다. 노인을 대상으로 한 법률 <노인복지법>은 대표적 노인 관련 법률이다. 노인의 보건과 복지에 관한 사항들을 규정한 법률로 1983년부터 시행됐다. 이 법은 노인의 질환을 미리 예방하고,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유지하고, 안정된 노후생활을 강구하고, 노인의 보건 복지증진에 이바지하는 데에 목적을 뒀다. 또한 노인은 가정은 물론 국가와 사회에 헌신한 선배 시민으로서 존경받아야 하고, 안정된 생활을 보장받아야 하고, 능력에 맞는 일에 종사하며 사회적 활동에 참여할 기회를 보장받아야 하는 것을 법 이념으로 삼았다. 이를 위해 국가의 역할 즉 정부 부처나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을 명문화했고 사회의 역할도 법에 담았다. 노인복지
[한국시니어신문]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국가다. 2025년 고령인구 비율 20.3%로 초고령사회에 들어설 전망이다. 지난 7월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서 발표한 트레이드 브리프에서는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전 세계 65세 이상 인구가 2020년 7억 명에서 2050년 15억 명으로 2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1년 기준, 한국의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전체 인구의 16.5%로 853만 7천 명에 달한다. 2017년 고령사회에 진입한 한국은 2025년 고령인구 비율 20.3%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유엔(UN)은 지난 7월 발표한 세계 인구 전망 보고서에서 “노년층 비율이 2022년 10%에서 2050년 16%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노인을 대상으로 상품 또는 서비스를 제공·판매하는 실버시장도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미국의 실버시장은 2025년 약 3.5조 달러가 될 것이라고 영국 월드 데이터 랩(World Data Lab)은 추정했다. 미국은 2030년 초고령사회에 들어설 전망이다. 고령인구는 의약 및 건강관리 산업 등의 주요 수요층으로 해당 산업을 이끄는 핵심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
[한국시니어신문] 우리나라 정부의 각 부처에서 정책을 수립하려면 우선 법률에 관련 근거가 있어야 한다. 법률은 국회 의결을 거쳐야 하는 ‘법’과 이 법에서 위임받은 범위를 행하는 대통령 시행령, 그리고 대통령령의 시행을 부처에서 행사할 때 필요한 시행규칙 등으로 나뉘어 있다. 지방 자치단체가 만드는 법은 ‘조례’라고 한다. 조례는 지방 자치단체가 법령의 범위 안에서 제정하는 자치입법으로, 지방의회의 의결을 통해 제정된다. 다만 그 범위는 지방 자치단체의 사무에 관해서만 내용에 담는다. 지방 자치단체의 관심 사업, 인생 이모작 혹은 생애 재설계 우리나라 지방 자치단체들은 50+ 세대를 위해 다양한 조례를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조례들은 용어와 내용 등에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대부분 ‘인생 이모작’ 지원과 ‘생애 재설계’ 지원 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조례의 내용을 분석하면 ‘인생 이모작’은 은퇴 전후에 은퇴 준비자와 은퇴자들이 성공적인 노후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행하는 활동을 말하고, ‘생애 재설계’는 노년기 이전 및 은퇴 전후에 새로운 인생의 준비와 노후 생활을 영위하기 위하여 행하는 직업능력 향상, 사회활동 등을 의미한다. 이렇듯 ‘인생 이모작’
[한국시니어신문] 우리나라에서 중장년 세대를 위한 정책은 2010년 이후 베이비붐 세대의(1955년생~1963년생) 퇴직이 본격화되면서 그 영역이 확대되었다. 이들의 노후준비와 사회활동이 고령 인구가 점점 많아지는 사회 현상과 연결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자리, 노후, 문화, 교육 등의 영역에서 구체적인 지원안이 마련되었고 계획에도 반영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 공공정책은 사업 관점에서 크게 두 경로로 나뉜다. 중앙정부의 정책과 지방자치단체의 정책. 두 주체가 같은 대상을 상대로 펼치는 사업이라 하더라도 부처의 철학이나 자치단체의 상황에 따라 그 내용이 달라지기 마련이다. [대한민국에서 시니어는]의 이번 기사는 우리나라 중앙정부의 시니어 관련 정책 현황을 살펴본다. 각종 ‘계획’, 정책과 사업을 만들기 위한 기본 전제 혹은 바탕 우리나라의 중앙정부의 역할 중 하나는 국가 운영을 위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모든 정책과 사업은 이러한 계획에 따라 만들어지고 행해진다. 그리고 기본계획은 세부 계획으로 분화한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 에너지 정책은 <에너지 기본계획>에 근거하고 신재생에너지 정책은 이 계획에서 분화한 <신재생에너지 기본계획>
특정 집단이나 세대를 알아가는 과정은 어렵다. 특히 그들이 누구인지 정의하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어떤 잣대를 들이댈지 무엇과 비교할지도 의견이 분분할 것이다. 이럴 때 중요한 도구가 통계다. 숫자로 척도를 매기는 기준은 뭔가 분석할 수 있는 여지를 준다. 특정 대상에 적합한 사업이나 프로그램을 개발할 때 통계 분석을 이용하는 이유다. <한국시니어신문>은 정부 여러 부처와 산하 기관이 수집한 통계 자료들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시니어들의 상황을 들여다보고 있다. 그중에서도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발표한 <50+ 통계 분석>은 여러 기관이 수집한 데이터를 한데 모아 분석한 의의가 있다. 특히 우리나라 50플러스 세대, 즉 50세에서 64세 인구의 다양한 특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자료다. 50+의 인구 현황과 고용 상황 <50+ 통계분석>은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인구통계’,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한국노동연구원의 ‘한국노동패널조사’,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한국복지패널조사’ 등의 데이터들을 이용해 다양한 항목으로 분석했다. 먼저 전국의 50+ 세대의 인구수 변화 추이를 비교했다. 2011년에 전국 총인구 약 5070만 명
‘시니어’는 누구를 말하는 것인지 사전을 봐도 명쾌한 답을 주지 않는다. 주로 연장자, 즉 나이 많은 사람이라고 정의(定義)하는데 나이 많다는 기준은 어떻게 나누는 것인지, 그렇다면 그 기준을 어떻게 정하는지는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다. 이처럼 ‘시니어’라는 개념을 파고들다 보면 질문이 끝없이 솟아오른다. 그래서 답을 찾아가는 과정 같기도 하다. 다만 정답이 있는 객관식 문제가 아니라 서술형 답을 요구하는 주관식 문제 같다. 우리나라에서 ‘시니어’는 특정 연령 구간 세대를 의미하기도 하고 그들 삶의 영역, 즉 문화 활동이나 경제활동 등을 수식하는 단어로 폭넓게 쓰인다. 다시 말해 시니어는 고령사회를 지나 초고령사회로 달려가는 우리나라의 주축 세대이면서 그들로 인해 발생하는 다양한 현상을 설명하는 개념이다. 시니어는 무엇을 의미할까? 미국에서 시니어(senior)를 많이 볼 수 있는 곳은 대학교로 4학년을 의미한다. 학부생 중에서 가장 상급생을 시니어로 부른다. 다른 학년 학생들보다 연장자라는 의미도 있겠지만 대학 졸업 수준의 학문을 갖춘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3학년은 주니어(junior)라고 부른다. 사회에서도 시니어는 다양하게 쓰인다. 서양의 회사는 신입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