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니어신문] 코로나19 팬데믹 3년이 지나고 있는 지금,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는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하고 있다. 그 중 가장 많이 신경을 쓰고 있는 분야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후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을 위한 의료 대책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에 확진되거나 확진됐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 적어도 2개월 이상 다른 진단명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증상을 겪는 것’을 코로나19 장기 후유증인 ‘롱코비드(Long COVID)’라고 정의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는 감염 시점으로부터 4주 후에 보이는 증상을 롱코비드로 정했다.
특히, 노인층에서 롱코비드 증상이 많이 보고되고 있고, 건강에 치명적인 폐렴 등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전문가들은 코로나19 감염자가 늘고 있고, 그만큼 후유증을 겪는 이들도 증가 추세여서 정부의 발 빠른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코로나19 완치 이후에도 계속되는 후유증
영국 글래스고대 공중보건학 질 펠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에 걸린 사람 중 약 68%가 일정 증상이 남아있다고 보고했고, 부분적으로만 회복됐다고 응답한 사람은 42%였다.
이들이 겪은 증상으로는 피로감·두통·근육통·호흡곤란·브레인 포그(Brain fog) 등이 많았고, 증상의 지속 비율은 노인·여성·빈곤 지역 출신·호흡기 질환 및 우울증 환자· 코로나19 입원환자에게서 높게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롱코비드 증상만 약 200개에 달하는 것으로 발표했다. 대표적인 증상은 ▲기침 ▲ 호흡곤란 ▲피로 ▲브레인 포그 현상 등이 있고, 이외에 ▲전신 쇠약 ▲기관지염 ▲호흡이상 ▲식도염 ▲위염 ▲가래 이상을 겪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 1개 이상의 후유증을 호소했고, 3~4개의 증상을 복합적으로 겪는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면역력이 강한 사람의 경우에는 감기처럼 가볍게 앓고 지나가는 경우도 있지만, 코로나 증상으로 고생하다 오랜 기간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하고 후유증에 시달리는 사람도 꽤 있다. 조사에 따르면 감염 1년이 지나고 나서야 후유증을 겪었다는 사람도 확진자 중 7~8명에 해당한다.
국내 상황은 어떨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 중 약 20%는 완치 후 1개 이상의 후유증으로 병원을 찾았다. 국립보건연구원의 조사에서도 확진자의 20~79%가 피로감, 호흡곤란, 건망증, 수면장애, 기분장애 등을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코로나19에 확진 후 ‘완치’라는 개념은 사실상 없다는 것이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입원 환자 중 5개월 후 완전히 회복됐다는 사람은 26%에 불과했다. 조사 기간을 1년 이후로 늘렸음에도 완전히 회복됐다는 사람은 28.9%에 그쳤다.

◇ 백신 접종만이 답…정부 차원의 가이드라인 마련 시급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재유행 확산을 막고, 이로 인한 부작용과 재감염 시 중증 위험도 상승률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오미크론 전용 2가 백신 접종이라 입을 모은다.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은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19는 여전히 위험한 감염병”이라며 “개량 백신 접종을 하면 코로나19 후유증이 감소한다”고 밝혔다.
백신이 매번 필요한 이유는 거의 6개월마다 새롭게 출현하는 변이 바이러스 때문이다. 이에 기존의 백신이나 감염으로 생긴 항체 면역은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데 무리가 따른다. 특히 기온이 내려가는 겨울철에는 바이러스의 생명력이 더 강해지고, 사람들도 실내에서 주로 활동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재유행이 크게 일어날 수 있다.
실제 겨울철이 다가옴에 따라 코로나19 대유행에 대한 경고등이 울리고 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0일 기준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총 2,600만 명을 넘었고, 누적 사망자 수는 2만 9,990명이다. 문제는 누적 사망자가 늘어나는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는 점이다. 작년 12월 기준으로 누적 사망자 수는 5,000명이었지만, 이후 3개월 후에는 1만 명에 달했다. 이후 그로부터 한 달 이후 2만 명으로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후유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면 신체적, 정신적인 문제로 고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적절한 진료 지침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0년 10월부터 올 7월까지 코로나19 후유증으로 진료받은 환자 수는 5만 5,000여 명에 달하지만, 정부 차원의 가이드라인은 아직 나오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롱코비드 관련 연구와 함께 증상을 체계적으로 연구해 국민이 알기 쉽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롱코비드 환자를 진료, 상담하는 의료기관을 지정해 지원하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한국시니어신문 김범규 기자] beebeekim1111@ksenio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