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니어신문] 나이가 들수록 가장 두려운 것은 병이 아니다. 정작 노년의 삶을 무너뜨리는 결정적 요인은 ‘기능 상실(Functional Decline)’, 즉 일상의 능력이 무너지는 순간이다. 현대 의학은 고혈압·당뇨 같은 만성질환을 조절하는 데 성공했고 약으로 관리하는 시대가 됐다. 그러나 병이 조절된다고 해서 생활이 안정되는 것은 아니다. 병은 조절되지만, 몸을 움직이고 판단하고 기억하는 능력이 약해지면 삶 전체가 흔들린다. 일상 기능의 붕괴는 서서히 온다.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조금 불편하다”는 작은 신호에서 시작된다. 10분만 걸어도 숨이 차고, 생수병을 드는 힘이 떨어지고, 장보기가 피곤해지고, 약을 제때 먹는 것이 어려워진다. 혼자 다니던 병원도 택시가 필요해지고, 외출이 귀찮아지고, 약속을 미루게 된다. 이 작은 변화들이 쌓이면 사회적 고립–우울–낙상–입원–장기요양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실제로 장기요양보험 등급 판정은 질병보다 일상생활 능력(ADL·IADL)을 더 중요하게 평가한다. 옷 갈아입기·목욕하기·용변보기 같은 기본능력과, 장보기·약 챙기기·교통 이용 등 인지·판단이 필요한 능력이 떨어지면 등급 판정은 급
2025-11-14 09:44
kseniornews.com
김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