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니어신문] 실버타운은 <노인복지법>에 명시된 노인복지주택을 말하는 것일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이 법의 노인복지시설에 관한 규정에는 실버타운이라는 용어 자제가 없다. 다만 “노인에게 주거시설을 임대하여 주거의 편의ㆍ생활지도ㆍ상담 및 안전관리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편의를 제공함을 목적으로 하는 시설”을 노인복지주택으로 규정할 따름이다.
이로 보면 ‘노인복지주택’은 원래 <노인복지법>에 따라 설치한 주거시설이고, 이 법에 따른 입소 자격을 갖춘 노인만 임대 형식으로 들어갈 수 있는 곳을 일컫는다. 이런 콘셉트의 주거시설을 시중에서는 ‘실버타운’으로 부른다.

◇ 실버타운, 모든 비용을 입소자가 부담하는 양로시설
실버타운으로 홍보하는 주거시설을 살펴보면 대개 유료 양로시설과 노인복지주택을 함께 일컬을 때가 많다. 이 두 유형의 시설은 모두 노인복지법에 명시된 노인주거복지시설에 속한다.
유료 양로시설은 급식과 일상에 필요한 편의를 제공하며 모든 비용을 입주자가 부담하는 공동 주거시설을 말한다. 반면 노인복지주택은 임대로 독립된 주거시설에 식사와 청소 등 가사 활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을 말한다.
하지만 시중에서 임대가 아닌 분양 방식의 실버타운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이는 <노인복지법>에 명시된 노인복지주택이 아닌 경우다. 이런 경우 운영 방식이 다를 수도 있다.
“업체가 관리하는 실버타운과 그냥 아파트 타입이 있더라고요. 두 유형은 운영 방식에서 차이가 있으니까 직접 발품을 팔아서 확인해야 할 듯하네요.”
80대 부모를 위해 실버타운을 알아보고 있는 경기도 성남의 김강남씨(가명, 52세)는 경기도 한 도시의 실버타운을 방문했더니 일반 아파트와 다를 바가 없다고 했다. 공동 식당이 있지만 문이 닫혀있었다고. 한 실버타운 관계자는 입주민들이 자체적으로 관리하는 곳도 있는데 비용 절감을 위해 시설을 축소 운용할 수밖에 없을 거라고 했다.
비용은 전담 직원 숫자에도 영향을 끼친다. <노인복지법>에 따르면 노인복지주택의 직원 배치 기준은 최소 3명이다. 그런데 김씨가 방문한 어느 아파트형 실버타운은 수백 세대가 넘게 입주한 것으로 보이는데 직원이 3명이었다고.

실버타운은 노후 생활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주거시설이다. 그래서 노인 입소자가 생활하는 데 불편함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구조로 건축됐고 전용 식당은 물론 세탁과 청소 등 일상 생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외에 다양한 여가 프로그램과 커뮤니티 활동을 제공하는 곳도 있다. 물론 이 모든 비용을 입소자가 부담하는 방식이다.
실버타운 입소 자격은 60세 이상이고, 퇴소 나이가 법으로 명시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시설에 따라 퇴소 연령을 정한 곳도 있다.
“부모님이 마음에 들어 하신 곳이 있었는데 연세가 많아서 거절당했어요. 80세가 되면 퇴소해야 한다네요.”
위에서 언급한 김씨의 사례다. 실버타운 입소 기준은 60세 이상이면 되지만 단독 취사 등 독립된 주거생활을 하는 데 지장이 없어야 한다는 단서가 있다. 하지만 이런 단서를 판단하는 것 자체가 주관적일 수밖에 없어 퇴소 연령을 규정으로 두었을 것이라고 어느 실버타운 관계자가 밝혔다.
이처럼 실버타운은 거동이 가능한 입소자 본인이 어느 정도 경제 능력이 있을 때 들어갈 수 있는 곳이다. 반면 양로원이나 요양원은 국가가 제공하는 복지의 성격이 강하다.
◇ 양로원과 요양원은?
양로원에는 ‘무료 양로시설’과 ‘실비 양로시설’이 있다. 만 65세 이상 기초생활수급권자는 무료 양로시설에 입소할 수 있고, 차상위권 등 저소득층 노인들은 실비 양로시설에 입소할 수 있다.
이런 양로원은 정부의 지원을 받기 때문에 노인장기요양등급과 상관없이 들어갈 수 있다. 다만 정부 지원금으로 운영되는 곳이라 민간의 유료 양로시설과는 제공 서비스에서 차이가 날 수 있다. 그래도 식사와 청소 등 기본적인 가사 활동을 제공한다.
요양원은 <노인복지법>에 따른 ‘노인의료복지시설’이다. 입소 자격은 ‘노인장기요양등급’에서 1등급과 2등급의 시설급여 판정을 받은 만 65세 이상의 노인들이 대상이다. 3등급에서 5등급도 특별한 사유가 있다면 입소 가능하다. 다만 등급에 따라 개인 부담금의 차이가 있다.
요양등급을 받은 노인만 들어갈 수 있는 것에서 보듯 요양원은 돌봄 서비스가 기반이 되는 주거시설이다. 요양원은 간호사와 요양보호사가 상주하며 거동이 불편한 입소자들에게 신체 활동 돌봄과 가사 활동을 돕는다.
◇ 실버타운을 정할 때 몇 가지 확인할 점
실버타운은 기본적으로 본인 부담, 그것도 많은 돈을 치러야 하는 노인주거시설이다. 그래서 실버타운을 정할 때 본인의 경제력은 물론 입지와 취향, 건강 상태 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제일 먼저 파악할 점은 비용이다. 실버타운 입주에는 목돈이 필요하다. 임대형에는 보증금이, 분양형에는 더 큰돈이 필요하다. 입주 후에도 다달이 생활비가 들어간다. 시중에는 고가형부터 상대적으로 저가인 실버타운이 있다. 본인이나 가족의 경제력으로 부담할 수 있는 곳을 찾는 게 중요하다.
실버타운 입지와 입주자의 취향도 중요하다. 인터넷에서 실버타운을 살펴보면 입지에 따라 도시형과 전원형으로 나눠 홍보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본인의 생활 타입이 전원에 맞는지 혹은 도시가 맞는지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실버타운에서 제공하는 커뮤니티 활동도 중요하다. 기왕이면 본인 취향과 어울리는 곳을 고르면 더 좋을 것이다.
무엇보다 입주자의 건강 상태가 제일 중요하다. 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건강보험에 가입한 65세 이상은 전체 가입자의 16.2%인데 진료비는 전체의 43.4%를 차지했다. 그만큼 노인들은 병원에 갈 일이 많다. 그래서 가까운 곳에 대형병원이 소재한 실버타운을 선택하면 응급상황에도 긴급히 대처할 수 있어 안심이 될 것이다.
“그런데, 보증금과 생활비는 물론이고 생각지도 않은 추가 지출 항목도 있더라고요. 직접 발품을 팔지 않으면 모르는 것들이 많은 거 같아요. 비교하기도 쉽지 않고요.”
위에서 언급한 김강남씨의 말이다. 인터넷에는 김씨처럼 실버타운 고르기가 힘들다는 게시물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대한민국에서 시니어는> 다음 기사는 실버타운 선택을 위한 자세한 체크리스트와 각종 항목의 비용을 알아볼 예정이다.
[한국시니어신문 강대호 시니어 전문기자] dh9219@ksenio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