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니어신문] 인슐린 수용체(Insulin receptor)는 체내의 혈당을 조절하는데 가장 중요한 막단백질이다. 췌장에서 분비된 인슐린은 근육, 지방, 간 등의 말단조직에 존재하는 인슐린 수용체에 결합하고, 활성화된 수용체는 세포신호전달을 통해 세포가 흡수하는 포도당의 양을 증가킨다. 이 과정에 문제가 생기면 혈당이 높은 상태로 장기간 유지되는 당뇨병에 걸리게 된다.
최근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총장 김무환) 연구진이 인슐린 수용체의 기능을 선택적으로 조절할 수 있음을 밝혀냄으로써 당뇨병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POSTECH KIURI 연구단 윤나오 연구조교수, 생명과학과 조윤제 교수, 류성호 교수, 김준홍 박사로 이뤄진 연구팀이 두 종류의 압타머(Aptamer)를 인슐린 수용체에 각각 결합시켜, 인슐린 수용체의 구조적 상태를 고정하고, 이를 통해 수용체의 단계적인 구조 변화를 밝혀냈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IR-A62 압타머는 선택적 활성제(Biased agonist)로 인슐린 수용체의 인산화 및 대사 기능을 선택적으로 활성화한다. IR-A62는 인슐린과 함께 혹은 단독으로 인슐린 수용체에 결합하며, 독특한 화살촉 구조와 기울어진 T-구조를 유도한다. IR-A43 압타머는 인슐린 활성의 증폭제(Enhancer)인데, 인슐린과 함께 수용체에 결합하여 Γ-구조를 안정적으로 만드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이 이들 구조를 비교한 결과, 인슐린 수용체의 선택적 기능 활성화가 어떤 구조적 변화 때문에 조절되는지를 밝혀냈다. 이는 인슐린 수용체가 단순히 인슐린 신호를 전달하는 온/오프 스위치가 아니라, 수용체의 구조적인 상태에 따라서 세포 기능을 선택적으로 활성화하는 정교한 조절자라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다른 종류의 수용체 역시 비슷한 기작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며, 앞으로 수용체의 활성화를 조절하는 연구에 중요한 힌트를 제공할 수 있다.
당뇨병을 치료하기 위해 지금까지는 인슐린을 투여하는 방법이 가장 흔하지만, 투여량을 조절하는 게 여전히 쉽지는 않다. 인슐린은 치료유효량(Therapeutic index)이 매우 좁아서, 고용량이 투여되면 환자는 저혈당(Hypoglycemia)에 의한 두통, 오한, 의식저하, 심한 경우 실신에 이르게 되는 일도 있다.
연구팀이 인슐린 수용체를 선택적으로 활성화시킬 수 있음을 밝혀냄으로써, 인슐린 수용체의 대사 기능만을 선택할 수 있는 새로운 물질을 보다 효율적으로 개발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인슐린 수용체의 대사 기능에 대한 편향활성제는 인슐린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될 수 있어, 앞으로 다양한 연구를 통해서 지금까지와 다른 새로운 전략의 당뇨병 신약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연구는 혁신성장 선도 고급연구인재 성장지원(KIURI) 사업,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중견연구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한국시니어신문 김다은 기자] daeun@ksenio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