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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상의 시니어 칼럼] 말투를 바꿔라

말투도 연습이 필요하다

[한국시니어신문] 말투란 말을 하는 버릇이나 본새를 말합니다. 버릇은 오랜 세월 동안 길러왔기 때문에 고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시니어의 말투 바꾸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하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조금만 신경을 쓰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면 말투를 바꿀 수 있습니다. 말투 하나만 바꿔도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가 달라지고 자신감이 생깁니다. 


특히 시니어가 젊은 사람들에게 이래라저래라 하는 명령조의 말은 삼가야 합니다. 산업화 시대를 지낸 시니어들은 상명하복(上命下服)에 익숙합니다. 상명하복은 위에서 명령하면 아래에서는 무조건 복종한다는 의미입니다. 마치 군대와 같습니다. 직장에서도 최고경영자(CEO)나 임원들이 하는 말은 모두 명령이었습니다. 그것을 고스란히 배운 시니어들은 아랫사람들에게 명령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습니다.


◇ 3요 주의보


시대가 바뀌어 이제는 그런 명령이 통하지 않습니다. 요즘 MZ세대와 함께 일하는 직장 상사들에게 ‘3요 주의보’가 내려졌답니다. 3요란 ‘이걸요? 제가요? 왜요?’입니다. 과거에는 상사가 대충 말하면 아래에서는 알아서 복종하는 시대였다면 지금은 구체적으로 업무를 지시할 때 무엇을 누구에게 왜 해야 하는지를 설명해야 합니다. 


바로 이 부분이 시니어들이 가장 불편해하는 현실입니다. 아랫사람들을 위해서 일을 줬으면 알아서 해야지 왜 꼬치꼬치 따지느냐고 반문하며 화를 냅니다. 일단 화가 나면 말투가 날카로워집니다. 


필자는 일찍이 일을 구체화하는 방식을 배웠습니다. 1985년 여름 5년 경력을 가지고 씨티은행에 입사했을 때 처음 받아본 것이 바로 직무기술서(Job Description)이었습니다. 입사 후 매년 직무기술서를 검토해서 재작성해야 했고 직원을 채용할 때도 반드시 제출해야 했습니다.
 

 

◇ 말투의 중요성


비즈니스는 물론 일상에서도 말투는 중요합니다. 요즘 음식점이나 관공서에 가면 주로 20대 젊은이들과 프런트에서 만나게 됩니다. 평소 하던 대로 반말을 하면 십중팔구 젊은이들의 안색이 변합니다. 


게다가 규정을 어기는 요구를 하면 냉정하게 대합니다. 화를 내면 침묵하지만 계속하면 반박합니다. 자신의 잘못이 없는데 억지로 뭔가를 요구하면 들어주지 않습니다. 상대 젊은이들의 허락도 없이 함부로 문자나 카카오톡을 보내는 것을 싫어합니다. 


시니어들은 그런 젊은이들을 싹수가 없다고 폄훼하지만 그건 젊은이들의 잘못이 아닙니다. 얼마든지 부드러운 말투로 차분하게 말할 수 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말을 잘 하는 것과 잘 말하는 것은 다릅니다. 결국 말을 하는 방식의 문제입니다. 온갖 미사여구를 섞어 말을 잘해도 상대방을 불편하게 하면 대화가 되지 않습니다.

 

말투 바꾸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역지사지 심정을 뼈저리게 느끼지 못하면 말투가 바뀌지 않습니다. 말을 건네기 전 먼저 얼굴에 미소를 띠며 다가가는 것이 좋습니다. 열 마디 말을 하기보다 한 마디 잘 말하기가 훨씬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긴장해서 말을 하지 않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말을 해야 할 때는 해야 합니다. 주눅이 들어서 말을 안 하다 보면 속으로 병이 생깁니다. 


말투도 연습이 필요합니다. 이왕이면 긍정적인 말을 하는 것이 말투를 바꾸는 데 도움이 됩니다. ‘예스(YES)’라고 할 때보다 ‘노(NO)’라고 할 때 말투를 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상대방의 감정을 건드리는 말투는 삼가야 합니다. 말투 바꾸기가 쉽지 않지만 불가능하지도 않습니다. 매일의 일상에서 조금씩 말투를 바꾸면 됩니다. 말투를 바꾸면 세상이 달라집니다.

 

 

※ 외부 필자의 칼럼 및 기고 등은 한국시니어신문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한국시니어신문] news@ksenio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