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니어신문] 세대(世代, generation)란 공통의 체험을 기반으로 공통의 의식이나 풍속을 전개하는 일정 폭의 연령층을 말합니다. 네이버 지식백과에는 약 30년을 한 단위로 하는 연령층이라고 되어 있지만 지금 일부 학자들은 15년을 한 세대로 보기도 합니다.
아무튼 우리는 백세 시대를 살면서 동일한 나라 안에서 여러 세대가 함께 살아갑니다. 흔히 세대끼리는 너무 다르기 때문에 갈등이 많다고 말하지만 시니어들의 노력에 따라 얼마든지 세대를 뛰어넘어 서로 소통할 수 있습니다.
먼저 세대 간의 언어가 다름을 인정해야 합니다. 지역 간에도 언어가 다릅니다. 필자는 지난해 어느 토요일 제주 토박이 다섯 분과 함께 제주 올레 한 코스를 다섯 시간 걸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다섯 분은 모두 제주어를 사용하는 분들인데 함께 걸으면서 그분들이 나눴던 대화를 필자는 30%밖에 알아들을 수 없었습니다.
지난주 제주여행을 하면서 필자는 주로 서귀포 월드컵경기장 옆 세리월드에 숙소를 정하는데 토요일 이른 아침에 서울로 오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모처럼 제주터미널 근처 숨게스트하우스 공항점에 숙소를 예약했습니다.
마침 올레 축제 기간이라 지인들과 올레 12코스를 걷고 있는데 숙소에서 문자가 왔습니다. 저녁 8시부터 디너파티가 있는데 참석할 의향이 있느냐는 문자였지요.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하면 어차피 근처 식당에 가서 ‘혼밥(혼자 밥 먹기)’을 해야 하는데 선뜻 디너파티에 참석하겠다고 하고 식사비를 보냈습니다.
저녁 8시에 1층 로비에 필자를 포함해 총 9명이 모였습니다. 게스트하우스 스탭을 포함하면 총 10명입니다. 간단한 자기소개를 하는데 필자만 제외하고 모두 20대 청년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서울, 인천, 부천, 부산, 울산, 서산 등지에서 왔습니다. 그중 한 명은 여성이었습니다.
60대 후반인 필자는 꼰대 티를 내지 않으려 조심해서 대화를 나누며 식사를 했습니다. 9시가 되자 게스트하우스 스탭이 퀴즈를 내 선물을 준다고 하며 게임을 시작했습니다. 퀴즈는 음악을 틀면 가수와 노래 제목을 맞추는 것이었습니다. 계속해서 퀴즈를 내고 청년들은 거의 다 맞췄습니다.
그러다 필자를 의식해서 노래 한 곡을 틀었는데 조용필의 ‘킬리만자로의 표범’이었습니다. 평소 그 노래를 즐겨 불렀던 필자는 손을 들고 조용필까지는 맞췄는데 곡명은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아 머뭇거리고 있는데 마침 필자와 한 조였던 청년이 정확하게 맞췄습니다.
1시간 반 정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필자는 전혀 다른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가능하면 말을 아끼고 묻는 말에 성의 있게 대답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혹시 음식이 부족하면 그들을 위해 추가 지불할 의사를 밝혔지만 음식은 부족하지 않았습니다.
제주도에서 게스트하우스가 처음은 아니지만 이렇게 혼자만 다른 세대였던 적은 없습니다. 간혹 외국인을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나면 서로 대화를 나누곤 했습니다. 생생한 청년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얼마나 생기발랄하고 예의 바르고 똑똑한지 느꼈습니다. 게스트하우스 스탭이 여러 사람이 함께 묵는 숙소이므로 주의 사항을 자세히 알려주면서 에티켓을 강조했으며 편안하게 하룻밤을 지낼 수 있습니다.
아마 필자가 20대 청년들에게 둘러싸여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은 평소 5년째 장충중학교 1학년 학생들과 수업을 진행했기 때문이지 싶습니다. 40년이라는 간극을 넘어 소통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들에게 다가가 소통하려는 노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요즘 청년들이 예의가 없다는 말은 사실이 아닙니다. 시니어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들과 얼마든지 소통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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