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니어신문] ‘주제넘다’는 말은 말이나 행동이 건방져 분수에 지나친 데가 있는 것을 말합니다. 유의어로는 건방지다 또는 당돌하다고 합니다.
‘주제’라는 단어는 변변하지 못한 몰골이나 몸치장을 의미하며 건방은 젠체하여 주제넘은 태도를 의미합니다. 어쭙잖은 장유유서(長幼有序)의 영향으로 인해 우리 사회에는 그저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젊은이들에게 무턱대고 충고를 하는 시니어들이 꽤 많습니다. 벼가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듯이 성숙하면 할수록 성급하게 충고하는 일이 줄어듭니다.
떠돌아다니는 뉴스나 정보를 주워담아 마치 자기가 경험하거나 깨달은 것처럼 태연하게 충고를 합니다. 나이가 계급인 양 자신보다 젊은이들은 누구나 충고를 들어야 한다는 태도를 보입니다. 그런 건 예전 산업화 시대에나 통했던 이야기입니다. 이제 더 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지식과 지혜가 부족할수록 인간은 자신을 감추기 위해 말을 더 많이 하려 듭니다. 말을 많이 하다 보면 자신의 말에 취해 점점 더 충고하는 태도나 스킬이 발전합니다. 자신을 정당화하기 위해 사실과 다른 이야기도 살을 덧붙이며 확장합니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 주변의 젊은이들이 등을 돌리고 더 이상 충고를 들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충고(忠告, advice)’란 남의 결함이나 잘못을 타이르는 것인데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타이르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지금은 바야흐로 시니어가 젊은이들부터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배워야 하는 시대입니다.
스마트폰이나 인공지능 기기들이 계속해서 발달하며 인간을 돕기 위해 쏟아져 나오지만 젊은이들에 비해 시니어들은 배우고 익히는데 무척 어려움을 겪습니다. 그런 첨단 기기들을 잘 활용하는 것만으로도 시대를 지혜롭게 살아가는 방편이 됩니다.
◇ 충고보단 겸손하게 질문해야
시니어가 일방향으로 충고하고 젊은이들은 무조건 배우고 따라야 한다는 생각을 과감하게 버려야 합니다. 충고보다는 겸손한 질문을 통해 소통의 문을 열고 한 가지라도 더 배우려는 자세로 임할 때 세대 간의 벽은 허물어지고 상생의 시대를 열게 됩니다.
젊은이들도 시니어들이 무엇이든 말을 하면 무조건 맞다고 맞장구를 치지 말고 서로의 발전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대화를 이어가려는 태도가 요구됩니다. 지난날 시니어들의 지식과 경험이 전혀 소용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하지만 산업화 시대에 통했던 그런 지식과 경험은 지금의 초연결 사회에는 더 이상 맞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시니어들은 언제나 새롭게 배우려는 도전을 시작해야 합니다. 스마트폰이나 인공지능 기기들을 편리하게 다루는 방법을 배워야 합니다. 대면뿐 아니라 비대면 방식의 소통 방법도 배워야 합니다.
◇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참고만 하도록 권유해야
자신이 어느 정도 이 시대에 통하는 지식과 경험을 가졌는지 스스로 점검해 보면 감히 다른 사람을 충고할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시니어는 젊은이들에 비해 깨달음을 거쳐 지혜의 바다에 더 가까이 다가와 있습니다.
지혜로운 시니어는 충고하는 대신 상대방을 깨우고 함께 발전하려는 공생의 관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간혹 젊은이들이 충고해 주기를 요청해도 겸손하게 자신의 의견을 전하며 이것은 어디까지나 자신의 지식과 경험이니 참고만 하는 것이 좋겠다고 권유해야 합니다.
지난 10년 동안 창직과 인생 다모작 코칭을 해 온 필자도 종종 충고나 조언을 받기 위해 찾아오는 젊은이들에게 간혹 말을 많이 하고 나면 반성합니다. 꼭 필요한 말을 적게 하면서도 상대방과 공감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주제넘은 충고는 이제 그만해야 합니다. 조언을 빙자한 충고를 포함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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