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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창업 성공전략

세대 협업형 창업 실제 성공 사례 5선···경험과 기술이 만든 실전 성과

경험은 시니어가, 기술은 청년이 맡을 때 사업은 안정되고 확장된다

 

[한국시니어신문] 창업 현장에서 가장 자주 듣는 두 가지 하소연이 있다. 시니어 창업자는 "경험은 있는데 디지털 마케팅은 도통 모르겠다"고 말하고, 청년 창업자는 "기술은 있는데 현장 경험이 없어 고객을 못 잡겠다"고 답한다.

 

이 두 고민이 각자의 방에 갇혀 있을 때 창업은 고전을 면치 못하지만, 한 테이블에 앉았을 때 결과는 완전히 달라진다. 세대 협업형 창업은 이론상의 모델이 아니라 현장에서 이미 검증된 전략이다. 지금부터 소개할 다섯 사례는 그 가능성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준다.


부산 신발 부자재 공장, 온라인 판로 개척으로 2년 만에 매출 2배


부산 사상구에서 32년째 신발 부자재 공장을 운영해온 김모(68) 대표는 2021년 위기를 맞았다. 전통 거래처인 중소 신발 제조업체들이 줄줄이 폐업하면서 매출이 전년 대비 40% 급감했다.

 

품질 관리와 생산 공정은 누구보다 정확하게 알고 있었지만, 해외 플랫폼 입점과 SNS 마케팅은 완전히 다른 세계였다.


전환점은 전자상거래 스타트업에서 3년간 일한 경험이 있는 박모(29) 씨의 합류였다. 박 씨는 알리바바와 아마존 입점을 주도했고, 인스타그램 기반 B2B 마케팅 채널을 구축했다.

 

김 대표는 생산 현장과 기존 거래처 관리에만 집중했다. 역할 분담 후 2년이 지난 2023년 말 기준, 매출은 창업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해외 매출 비중은 42%까지 올라갔고, 국내에서도 온라인 주문이 오프라인을 넘어섰다.

 

이 사례에서 핵심은 기술과 경험의 물리적 분리였다. 김 대표는 "내가 유튜브 배우고 영어 공부할 시간에 생산 효율을 10% 올리는 게 훨씬 나았다"고 말했다. 박 씨 역시 "공장 돌아가는 원리를 배우는 것보다 마케팅에 집중하는 게 합리적이었다"고 답했다.


충남 당진 스마트팜, 수확량 30% 증가와 안정적 계약재배 확보


충남 당진에서 40년 넘게 농사를 지어온 이모(71) 농부는 2022년 스마트팜 시스템 도입을 고민했다. 토양 상태와 작물 특성에 대한 노하우는 지역에서 손꼽혔지만, 센서 데이터를 읽고 자동화 시스템을 다루는 일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이때 서울에서 IoT 개발자로 일하던 조카 최모(34) 씨가 귀농을 결심하며 합류했다. 최 씨는 온도·습도·토양 센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관수와 양분 공급을 자동 조절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농부는 작물별 생육 단계 판단과 병충해 예방, 수확 시기 결정 등 핵심 농사 기술을 담당했다.


그 결과 2023년 수확량은 전년 대비 평균 32% 늘었고, 품질 편차가 줄어들면서 대형 유통업체와의 계약재배 물량도 안정됐다. 최 씨는 "데이터만 보고 농사를 짓는 건 위험하다. 현장 경험이 판단 기준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 농부는 "기계가 알려주는 숫자만 믿고 움직이면 실패한다. 결국 사람 눈이 최종 판단을 내린다"고 덧붙였다.


서울 노포 한식당, 배달 매출 70% 달성하며 재도약


서울 종로구에서 28년째 한식당을 운영해온 박모(66) 사장은 코로나19 이후 매출이 절반으로 줄었다. 음식 맛과 단골 관리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배달 앱 운영과 온라인 광고는 손댈 엄두가 나지 않았다.


2021년 말 외식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마케팅 업무를 하던 조카 김모(32) 씨가 합류하면서 구조가 바뀌었다. 김 씨는 배달 앱 최적화, 리뷰 관리, 주문 데이터 분석을 전담했고, 박 사장은 메뉴 개발과 주방 운영에만 집중했다. 김 씨가 데이터를 분석해 "20대 주문이 저녁 8시 이후 집중된다"는 사실을 발견하자, 야식 메뉴를 신설했다. 또 리뷰 키워드 분석을 통해 "국물 맛"이 강점이라는 점을 확인하고, 배달 앱 메뉴 소개에 이를 강조했다.


1년 반 만에 배달 매출은 전체의 72%를 차지했고, 월평균 매출은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박 사장은 "배달 시장이 이렇게 복잡한 줄 몰랐다. 앱 수수료 구조부터 광고 효율까지 전부 계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40년 경력 여행사, 5060 맞춤 상품으로 신규 고객 급증


서울 강남구에서 42년간 여행사를 운영해온 한모(67) 대표는 오프라인 고객 네트워크는 탄탄했지만, 온라인 예약 시스템이 전무했다. 기존 고객은 유지됐지만 신규 고객 유입은 거의 없었다.


2022년 IT 기획자 출신인 이모(28) 씨가 공동 대표로 합류하면서 변화가 시작됐다. 이 씨는 자체 예약 플랫폼을 구축하고, 네이버·카카오 기반 디지털 마케팅을 진행했다. 한 대표는 5060 세대 맞춤 여행 상품 기획과 고객 상담에 전념했다. 특히 "느린 여행", "동행 없는 부부 여행", "건강 고려 일정" 같은 콘셉트가 입소문을 탔다.


2023년 신규 고객 비율은 전년 대비 3배 늘었고, 평균 객단가도 상승했다. 한 대표는 "젊은 사람들이 원하는 여행과 우리 세대가 원하는 여행은 완전히 다르다. 그 차이를 아는 게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의료기기 유통업체, 데이터 기반 영업으로 해외 수출 추진


20년 넘게 의료기기 유통업을 해온 정모(65) 대표는 전국 병원 네트워크를 보유했지만, 데이터 기반 영업 시스템은 구축하지 못했다. 반면 의료 데이터 분석 기술을 가진 개발자 송모(30) 씨는 판로가 없어 사업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2022년 공동 법인을 설립한 뒤 역할이 명확히 나뉘었다. 송 씨는 병원별 구매 패턴 분석, 재고 예측 시스템, 맞춤형 제안서 자동 생성 툴을 개발했다. 정 대표는 기존 거래처 관리와 신규 병원 발굴에 집중했다. 데이터 기반 제안서를 받은 병원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었고, 매출은 빠르게 늘었다. 현재는 동남아 시장 수출도 검토 중이다.


성공 구조의 공통점: 역할·지분·의사결정의 명확한 분리


다섯 사례를 관통하는 공통 요소는 명확하다. 첫째, 역할 분담이 처음부터 정확했다. 감정적 기대나 애매한 협력이 아니라, 누가 무엇을 책임지는지가 계약서에 명시돼 있었다. 둘째, 기존 사업 기반 위에서 협업을 시작해 리스크를 최소화했다. 완전히 새로운 사업을 공동 창업한 경우는 없었다. 셋째, 수익 배분과 의사결정 구조가 초기 단계에서 합의됐다.


반대로 실패 사례를 보면 패턴이 분명하다. 시니어가 단순 투자자로만 참여하거나, 청년이 실무 인력으로만 취급될 때 갈등은 반복됐다. 수익 배분 기준이 모호하면 신뢰는 빠르게 무너졌다. 결국 성공을 결정한 것은 기술 수준이 아니라 협업 구조였다.


제도적 기반 마련이 보편화의 조건


이 사례들은 세대 협업형 창업이 충분히 작동 가능한 모델임을 보여준다. 다만 여전히 개별 성공에 그치고 있다. 확산을 위해서는 역량 기반 매칭 플랫폼, 표준 계약 양식, 분쟁 조정 시스템 같은 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

 

현재 중소벤처기업부와 고용노동부가 일부 지원 사업을 운영 중이지만, 규모와 접근성 면에서 한계가 있다. 고령화 사회에서 경험 자산과 기술 역량의 결합은 더 이상 실험이 아니라 현실 전략이 되고 있다.
 

[한국시니어신문 김시우 기자] woo7@ksenio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