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시니어신문] 경청(傾聽, listening attentively)은 상대의 말을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전달하고자 하는 말의 내용은 물론이며, 그 내면에 깔려있는 동기나 정서에 귀를 기울여 듣고 이해한 바를 상대방에게 피드백하는 것을 말합니다.
경청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말하기와 듣기 습관은 아주 어려서부터 몸에 배어서 좀처럼 바뀌지 않습니다. 젊어서는 혈기 왕성하기 때문에 그렇다 치더라도 나이가 들면서 남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기가 왜 이렇게 어려울까요?
원만한 대인관계와 소통은 남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참지 못하고 성급하게 남이 말을 하는 중간에 말을 잘라버리고 맙니다. 심지어 말이 장황하게 길어지면 결론부터 이야기하라고 조급하게 다그칩니다.
◇ 타인의 말을 가로채는 이유
나이가 들고 경륜이 쌓이면 인내심도 깊어져야 하지만 도무지 참지 못하고 남의 말을 가로채는 이유가 뭘까요? 우선 듣기 훈련이 되어 있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남을 말을 들을 때는 다른 생각을 하지 않고 오로지 듣기에만 집중해야 하는데 그런 훈련을 평생 해보지 않은 까닭입니다. 남의 말을 들으면서 자신의 생각과 맞지 않으면 참지 못하고 성급하게 나서서 말을 자릅니다.
물론 대화의 기술에서 대부분 말을 하는 사람이 두괄식으로 말하지 않고 미괄식으로 말을 장황하게 늘어놔서 그렇긴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는 훈련은 반드시 필요한 덕목입니다. 다음으로 남이 말을 하는 동안 자신이 어떤 말을 해야 할까 궁리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생각은 하염없이 공중에 날아다닙니다. 남의 말을 경청하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그 순간 다른 생각을 하기 때문입니다.

◇ 경청하기 위한 방법
남의 말을 끝까지 경청하기 위한 좋은 방편으로는 메모를 하는 겁니다. 아무리 상대가 장황하게 말을 해도 메모하면서 핵심 단어로 정리해 두고 나중에 상대의 말의 뜻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면 됩니다.
실상 대부분의 경우 말을 하는 사람도 미리 논리 정연하게 준비해서 말을 꺼내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가볍게 말을 꺼냈다가 말을 하는 중간에 논리를 잡아갑니다. 남의 말을 끝까지 들으려면 비평은 삼가고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한 경청의 태도를 보이는 것이 좋습니다.
아무리 장황하게 말을 많이 하는 사람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말이 끝나게 마련입니다. 이럴 때 지금까지 말한 것을 메모를 보면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남의 말을 듣는 도중에 끼어들면 대화가 끊어지므로 끝까지 말을 하도록 기다리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다른 사람이 자신의 말을 들어줄 때 내심 좋아합니다.
남의 말을 끝까지 듣는 훈련은 지속해야 합니다. 사람은 감정의 동물입니다. ‘아’와 ‘어’가 다르듯 말을 들을 때 태도에 따라 대화가 부드럽기도 하고 거칠기도 합니다.
나이는 계급이 아닙니다. 젊은 사람이 말을 할 때 무시하듯 말머리를 돌리거나 말꼬리를 잡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혹시 말의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얼마든지 완곡하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보통 직설적인 표현을 하고 뒤끝이 없다고 자랑하지만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의식하고 부드러운 태도로 말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남의 말을 듣기보다 성급하게 먼저 말을 하는 것이 훨씬 쉽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성급하게 말을 자주 하게 되면 관계가 소원해집니다. 다른 사람들과 원만한 관계를 이어가기 원한다면 먼저 경청하면서 남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는 편이 낫습니다. 어렵지만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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