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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상의 시니어 칼럼] 피스메이커

가정에서부터 시작해야

[한국시니어신문] 피스메이커(peacemaker)는 분쟁이나 전쟁을 종식하려 애쓰는 중재자나 조정자를 말합니다. 시니어는 가정과 사회에서 나아가 국가에서 갈등을 조정하는 피스메이커 역할을 담당해야 합니다. 세상의 모든 일에 정치가 아닌 게 있을까요? 


정치적(political) 또는 외교적(diplomatic)이라는 단어 자체에 원초적 갈등을 조정한다는 뜻이 내포돼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우리 현실에서는 정치적이란 단어가 상당히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고 있어서 안타깝습니다. 


인간은 원초적으로 갈등 관계를 안고 태어납니다. 오해와 편견은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내면에서 솟아오르는 인간의 본성에 해당합니다. 가정과 사회 그리고 국가에 이런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하는 선봉에 우리 시니어들이 나서야 합니다. 지혜와 통섭으로 무장한 시니어야말로 피스메이커가 될 자질을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 트러블메이커


그런데 혈기왕성한 청년기를 지나 시니어가 됐지만 여전히 좌충우돌하며 피스메이커가 되지 못하고 트러블메이커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소한 일에도 참지 못하고 자주 화를 냅니다. 정치적으로 어느 한 편에 서서 상대방을 헐뜯는 일에 항상 앞장섭니다. 시대가 변한 것을 탓하며 옛것을 고집하며 변화를 싫어합니다. 젊은이를 만나면 나이를 밝히며 잔소리를 늘어놓습니다. 매사 긍정적인 마인드는 없고 부정적인 마인드로 설레발을 칩니다. 사사건건 남의 일에 간섭하며 훼방을 놓습니다. 일방적인 명령과 순종에 너무 익숙해서 평화로운 대화 자체를 꺼립니다. 


이렇게 하면 먼저 가정에서 배우자나 자녀로부터 외면받게 됩니다. 밖에 나가 지인들과 만나면 상대방이 싫어합니다. 그러다 점점 외톨이가 됩니다. 시니어가 외톨이가 되면 심각한 상황이 벌어집니다.


 

 

◇ 피스메이커가 되는 방법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트러블메이커(troublemaker)를 벗어나 피스메이커가 될 수 있을까요?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인간의 본성이 갈등을 껴안고 태어나 살아간다는 사실을 먼저 깊이 인식해야 합니다. 갈등은 타인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해소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갈등을 외면하고 도망간다고 저절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시대의 변화를 이해하려는 아량이 있어야 하고 폭넓은 사고를 하기 위해 꾸준히 독서와 글쓰기를 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너무 정치적 선전선동(propaganda)에 끌려다니지 말아야 합니다. 정서적으로 마음 챙김을 위해 자주 전시회나 음악회에 가는 것을 권합니다. 두 발로 걷기는 정말로 좋은 정신적 신체적 운동입니다. 제주 올레를 비롯해 지금은 웬만한 도시에는 둘레길이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가급적 뉴스 시청을 줄이는 것도 피스메이커에게 좋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뉴스는 사건과 사고와 갈등을 표출하는 원천이기 때문입니다. 필자는 벌써 15년 전부터 뉴스를 보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꼭 알아야 할 주요 뉴스는 어떻게든 알게 됩니다. 사소한 뉴스는 모르는 게 차라리 낫습니다. 


거창한 피스메이커가 되자는 뜻이 아닙니다. 가정에서부터 출발해서 사회와 국가에 이르기까지 작지만 꼭 필요한 피스메이커 역할을 해보자는 의미입니다. 


사실 가장 어려운 피스메이커 역할은 가정에서입니다. 수십 년 함께 살아온 가족에게 피스메이커로 살아가기가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가정에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가정에서 피스메이커가 되지 못하면서 사회에 나가서 피스메이커가 되려 하면 그것 자체가 모순입니다. 시니어들이여, 필자와 함께 진정한 피스메이커가 되어 보십시다.  

 

 

※ 외부 필자의 칼럼 및 기고 등은 한국시니어신문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한국시니어신문] news@kseniornews.com